[취재 뒷담화] 대림산업, 효성 사업 관두고도 ‘미안해’하는 사연

입력 2014-06-26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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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산업은 시공능력 업계 4위에 올라 있는 대형 건설사입니다.

지난해 4분기 대규모 영업적자를 냈지만 올해 1분기 흑자전환하면서 다시 실적 올리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국내외 수주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8월 효성의 DH-2 프로젝트 프로필렌 설비 신축공사에 뛰어들었습니다.

이 공사는 2728억8200만원 규모로 울산광역시 효성 용연 1공장 부지내 연산 30만톤(t)의 프로필렌 생산설비를 건설하는 것입니다.

물론 효성도 건설 파트가 있지만 국내 대표 건설사의 시공능력을 믿고 대림산업과 함께 협업을 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계약 당시 시공을 책임졌던 대림산업이 얼마 전 갑자기 이 사업에서 발을 빼겠다고 했습니다. 이유가 뭔지 궁금했습니다.

취재 결과 외국 기업 하니웰컴퍼니(UOP)과의 비즈니스 관계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UOP는 지난 3월 효성을 상대로 ‘영업비밀침해금지소송’을 중앙지방법원에 냈습니다. UOP는 소장에서 효성에 프로필렌을 만드는 특허기술 허가 사용을 승인했지만, 이 과정에서 특허기술이 외부에 유출된 의혹을 발견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정작 소송은 효성과 UOP가 벌이고 있지만 대림산업이 난처한 입장이었습니다.

알고 보니 대림산업은 효성 뿐 아니라 UOP와도 돈독한 사업파트너 관계를 맺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즉, 대림산업은 외국 기업과의 사업 관계 때문에 이른바 ‘액션’을 취해 준 것이었습니다. 효성과의 협업으로 인해 매출 신장도 좋지만 장기적 안목에서 미국에 기반을 둔 사업파트너를 잃고 싶지 않아서였습니다.

때문에 대림산업은 이 사업에서 중도하차하면서 효성에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대림산업이 이번 공사 시행으로 인한 대금을 아직 효성으로부터 받지 못한 상황이긴 하지만 공사가 거의 진척이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즉, 공사 대금을 받지 못해 어쩔 줄 모르는 마음이 커 보이기 보다 오히려 효성에 ‘미안한 마음’이 더 큰 것으로 보입니다.

어찌 보면 효성이 사업 파트너 잃고 소송에 휘말리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실상은 아니었습니다. 효성은 UOP의 트집 잡기 식 소송 때문에 이 사업을 단독으로 진행하게 됐지만 오히려 자신감이 넘쳤습니다.

효성은 이번 소송은 20여년 전에 이미 이야기가 된 부분이기 때문에 사업에 큰 타격이 없을 것이라고 낙관하면서 대림산업의 입장을 이해한다는 포용력까지 보였습니다. 또 효성은 자체적으로 시공능력을 갖추고 있는 건설 분야도 있어서 이 사업을 진행하는데 무리가 없다고 했습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건설경기 불황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국내 건설사 및 관련 업체들이 활발한 수주 활동으로 매출신장과 국가 경제 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장애물’들이 없어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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