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의 어제와 오늘] 멀티플렉스 시장 잠식… 108년 역사 ‘단성사’도 녹다운

입력 2014-06-20 10:51 수정 2014-06-20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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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멀티플렉스 등장으로 지방도시 극장 쇠락의 길 접어들어

108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단성사가 지난 2012년 2월, 리모델링 공사 후 2년 넘게 방치돼 있다. 현재 전 소유자와 채권단에 의한 복잡한 권리관계로 애물단지로 전락한 단성사는 1907년 개관한 이후 1919년 국내 첫 영화 ‘의리의 구투’를 상영한 살아있는 영화관의 역사이다. 과거 긴 줄을 서가며 오순도순 영화를 관람하던 풍경은 멀티플렉스의 등장과 함께 혁명을 맞이한다.

최근 몇 년 사이 영화배급 방식의 변화와 멀티플렉스 극장의 급증은 사회 문화적으로 여러 가지 변화를 가져왔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멀티플렉스의 확산과 지방 중소도시 극장의 쇠퇴이다. 1990년대 후반 이후 하나둘 생겨난 멀티플렉스에 밀린 극장들은 폐점하거나 휴업해야만 했다.

영화진흥위원회의 전국 멀티플렉스 현황 분석 결과, 서울의 멀티플렉스 극장 수는 2013년 59개로 전년 대비 5.1%의 증가율을 보였다. 부산, 대구, 광주 등 광역시들은 최대 22.1%(광주)에서 최소 0.6%(부산)의 증가폭을 기록했다. 멀티플렉스는 전국적으로 봤을 때 전년 대비 5.3%의 증가율을 기록했고, 스크린 수는 105개가 늘어났다. 감소폭을 기록한 곳은 대전과 전북 2곳뿐이었다. 영진위 영상산업정책연구소 정인선 연구원은 “1998년 멀티플렉스 극장이 등장하면서 지역 소규모 극장의 쇠락은 가속화되지만 이미 1990년대 초반부터 그 흐름은 시작됐다. 비디오, 케이블 TV 시장의 성장 또한 지역극장의 존립을 위협하는 한 요소가 됐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3대 멀티플렉스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의 영향력이 지대하다. 전년 대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인 멀티플렉스는 롯데시네마이다. 롯데시네마의 극장수는 전년 대비 11.4% 증가했다. 이어 메가박스가 8.7%, CGV가 5.0%의 증가율을 보였다. 극장수는 CGV가 116개로 가장 많고, 롯데시네마 96개, 메가박스 58개 순이다. 멀티플렉스와의 시장 경쟁에서 아직까지 살아남아 있는 지역 극장은 서울을 포함해 소수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지역별로 편차가 커서 일부 지역의 경우에는 이미 오래 전에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로 대표되는 3사의 진입으로 초토화된 상태이다.

멀티플렉스의 산업화에 맞선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지역 주민의 관람 기회를 확대하고자 한국영상자료원의 ‘찾아가는 영화관’이나 CGV의 지원을 받아 진행되는 문화연대의 ‘나눔의 영화관’ 등은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

또 인디플러스, 인디스페리스, 아리랑시네미디어센터 등 독립영화 상영의 기회를 제공하는 영화관들과 지역 회관, 대학강당 등을 통한 비상설적 상영도 공동체상영운동이란 명목으로 유지되고 있다.

이후익 영화평론가는 “극장은 멀티플렉스의 등장과 함께 질과 양적으로 성장했다. 한해 2억명의 관객이 들어오는 국내 영화시장이다. 단순히 멀티플렉스와 극장의 이분법적 사고로 접근하기보다 다양성을 확보할 수 있는 시장 체계 확립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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