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3채 이상 보유한 다주택자도 임대소득이 연 2000만원 이하면 분리과세 적용을 받고 이들에 대한 과세는 2017년 소득분부터(2018년 과세) 이뤄질 전망이다. 그러나 기존 과세 방안과 틀에서 크게 달라진 것이 없어 꺾인 주택 매수심리를 되살리기엔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13일 새누리당과 당정협의를 마친 뒤 임대소득 과세 개선안을 발표했다. 당정은 2주택 소유자에 한해 2000만원 이하 임대 소득을 올리는 경우 세금을 분리해 부과하기로 했던 기존 방침을 변경, 소유 주택수에 관계없이 임대소득이 2000만원 이하면 분리 과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2000만원 이하 소규모 임대 소득자에 대한 비과세 기간도 2015년까지 기존 2년에서 2016년까지 3년으로 연장했다. 또 2000만원 이하 임대 소득자 가운데 건강보험 피부양자에 해당하는 경우는 피부양자 지위를 유지하도록 하고, 지역 가입자에 대해서는 건강보험료 부담 경감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번 개선안을 통해 시장 분위기가 회복될 수 있을 지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다. 심사숙고한 측면이 있지만 회복의 불씨가 되기는 역부족 수준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평가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다주택자가 주택거래에 다시 나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긴 했지만 거래를 장려할 만한 조치는 아니다"며 "더욱이 당정 협의는 국회 심의를 통과한 완벽한 제도가 아니기 때문에 제도가 마련되는 때까지 주택시장의 관망세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허명 부천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택 임대소득에 대한 과세 조치는 어찌됐든 다주택자들에게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이번 보완책은 그런 불안감을 조금 잦아들게 하는 수준에 그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주택시장이 6~7월 비수기에 접어들었고, 내수 등 경기 상황이 회복되는 등 경기가 살아나는 상황이 아닌 만큼 본격적인 회복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반응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도 "부동산거래가 정상화단계에 이르지 않은 가운데 과세기조를 유지하는 것은 수요를 더욱 위축시키는 결과여서 이번 보완책으로 심리를 살리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부동산 시장이 다시 살아나기 위해선 무엇보다 정책 불확실성이 제거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임대소득 때문에 부동산 시장이 주춤한 것은 사실이지만 전체 기조가 변한 것이 없는 만큼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 "불확실성이 가장 큰 문제인 만큼 이달 열릴 임시국회에서 부동산 규제가 어느정도 풀리느냐에 따라 시장 향방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