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헌의 왁자地껄] 집도 소모품이다

입력 2014-05-30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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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시장에서 자동차는 공장에서 출고되는 순간부터 ‘중고차’가 된다. 때문에 실제 가격도 임시 번호판을 달고 있다고 하더라도 적게는 수십에서 많게는 수백 만원까지 감가 상각 되곤 한다.

자동차 뿐만 아니라 최신 전자제품, 고가의 가구 등도 일단 소비자에게 팔리고 나면 아무리 새 제품이라 하더라도 샀던 가격을 받기 힘들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레 가격이 내려간다.

하지만 우리나라 국민이 구입을 하면서도 가격이 떨어지는 것을 용납지 않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집(주택)이다. 청약을 준비하는 수요자, 그리고 투자를 위해 구입하는 사람들까지 집을 구입하면서 그것의 가격이 떨어질 것이란 생각을 하면서 구입하는 사람은 없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오를 것이란 기대감을 갖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때문에 정부는 부동산 시장 부양, 정확히 말하면 집값을 띄우기 위한 정책들을 몇 개월에 한번씩 쏟아내고 시장과 언론들 역시 시장논리에 의해 적극적으로 부양책을 지지한다. 무엇보다 집을 구입한 사람들은 집값이 떨어지는 정책이나 방안들을 용납하지 못한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가장 큰 이유는 여전히 집값이 비싸기 때문이다. 최근 주택가격이 많이 낮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자신의 모든 것을 투자하는 것도 모자라 대규모의 대출까지 동원해 구입해야 하는 주택의 가격이 떨어질 경우 가정 경제의 파탄이나 금융권의 어려움은 불보듯 뻔하다. 때문에 시장원리가 무시되는 것이 현재 우리의 주택 시장이다.

주택도 시장에서는 하나의 상품으로 비싸서 사는 사람이 없으면 자연스레 가격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실제로 최근 몇년 동안 부동산 시장이 극심한 불황을 겪으면서 집값도 호황기에 비해서는 가격이 많이 낮아졌다.

하지만 정부가 중간중간 부양책을 내놓고 ‘빚을 내서라도 집을 사라’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달하며 집값의 하락을 저지하고 있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무리해서라도 집을 사고 실제로 소득의 상당부분을 이를 갚는데 사용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집값이 떨어지는 것을 용납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냉정히 생각해보면 집(주택) 역시 소모주기가 긴 소모품일 뿐이다. 짧게는 20년에서 길게는 40년 정도면 일반적인 주택의 수명은 다한다. 일반 제품이라면 사용기간이 많을 수록 가격은 일정하게 내려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유독 우리 주택시장만은 오히려 가격이 오르는 현상이 심심찮게 일어난다.

물론 가장 큰 재산 중 하나인 주택가격이 내려가는게 좋다는 게 아니다. 이젠 의식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주택은 계속해서 지어지고 있고 주택보급율 역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집값이 오를 가장 큰 요인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집을 구입하려는 소비자들도 좀 더 냉정하게 시장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대부분 지역은 이런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다만 수도권 그 중에서도 서울 일부 지역만 반대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건설업계, 부동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제 집으로 돈버는 시기는 끝났다는게 중론이다. 집도 소모품이라는 의식변환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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