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송승헌이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영화 인간중독‘의 후기와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연예계 대표 ‘몸짱’인 송승헌은 베드신을 위해 어떤 몸을 만들어야 할지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첫 노출이었던 만큼 송승헌은 극과 극의 몸 상태를 고민했고, 결단을 내렸다.
“하정우와 영화 촬영 전 베드신에 대해 이야기 했는데 ‘운동하지 말고, 배 나온 파격 연기를 하면 어떻겠냐?”고 제안하더라. 순간 솔깃했지만 배가 출렁이면서 베드신을 하는 것은 사랑하는 여자와의 신뢰의 문제인 것 같았다. 아직은 그러고 싶지 않았다. 또 극중 김진평이 정신적으로 예민하고 피폐한 인물이었기 때문에 외형이 날카로워야 한다고 판단했다. 음식 조절을 많이 했다.“
신기한 경험이었던 베드신은 확실히 연기자 송승헌의 역량을 넓혀 줬다.
“그동안 동료 배우, 선후배들의 베드신을 보며 막연하게 ‘어떤 걸까?’라는 궁금증이 있었다. 하고 났더니 아무 것도 아니란 생각이 든다. 큰 짐을 내려놓은 느낌이 든다. 배우로서 다시 시작하는 생각이다. 정말 홀가분해졌다. 이제는 어떤 역할도 다 도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그 동안 나만의 틀에 갇혀 있었다.”
‘인간중독’은 베트남전이 막바지로 치달아 가던 1969년, 엄격한 위계질서와 상하관계로 맺어진 군 관사 안에서 벌어지는 남녀의 비밀스럽고 파격적인 사랑이야기를 그린 멜로물이다. 서로의 아내, 남편이 있었던 김진평 대령과 종가흔의 사랑에서 가장 조심스러웠던 것은 단연 ‘불륜’이었다.
“가장 큰 숙제는 불륜으로 비춰지는 것이 아니라 가슴 아픈 사랑을 관객에게 전달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었다. 100% 만족은 못하지만 정서적으로 메마른 김진평이란 사람이 한 여자에게서 첫 사랑을 느끼고 맹목적으로 사랑한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이해를 시켰다. 종가흔은 김진평에게 생명수 같은 존재였다. 그를 구원해준 사람이었다. 실제 내가 첫 사랑을 만날 때 가슴앓이 했던 것을 생각하면서 연기했다.”
극중 김진평은 참 담배를 많이 핀다. 흡연은 전쟁의 트라우마를 갖고 있는 김진평의 내면의 고통을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작품하면서 담배를 제일 많이 폈다. 2004년에 담배를 끊었는데 다시 펴야 하나 생각이 들 정도였다. 실제 작품 들어가기 전 일주일 정도 담배를 폈지만 계속 펴야 하기 때문에 도저히 안 되겠더라. 결국 금연초로 촬영했다. 지금은 안방이나 식당에서 담배를 필 수 없지만 60년대에는 가능했다. 담배가 시대적 표현도 담고 있다.”
‘인간중독’은 송승헌에게 터닝 포인트가 됐다. 관객의 반응, 흥행 여부 등 모든 것이 송승헌에게 새롭다.
“솔직한 심정으로 흥행이 잘 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작년 10월에 ‘인간중독’의 촬영을 시작했다. 그 때부터 지금까지 들어온 시나리오를 보면 그 전에 시도하지 않았던 배역들이 많았다. 배우로서 변하려는 의도를 관계자들도 알아주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