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형의 이슈 마당발] 구급차 길 터주기, 언제까지 캠페인만

입력 2014-05-16 10:51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매체가 다양화하면서 신문과 방송을 중심으로 한 공익캠페인도 여러 형태가 됐다. 언론학에서는 이같은 공익캠페인을 ‘계획행동 이론을 바탕으로 한 수용자의 이해’로 해석한다. 모두에게 득이 된다고 생각하는 정보는 그만큼 수용자의 이해(동의)를 쉽게 얻어낼 수 있다는 의미다.

공익캠페인은 과거 단순한 표어나 노래, 광고, 언론사의 사설 또는 보도에 국한했다. 이제는 공익캠페인을 목적으로 한 드라마와 단편 영화도 등장한다.

접근성이 쉬운 TV예능프로그램도 공익캠페인에 나선다. 십 수년 전, 횡단보도 정지선 지키기 캠페인이 관심을 모았다. 이후 칭찬하기, 소외 이웃돕기 등으로 영역도 넓혔다. 일시적이었지만 좋은 평가가 이어졌다.

예능 프로그램이 다시 공익을 앞세우고 있다. 이번에는 구급차에게 길을 비켜주자는 뜻을 담았다. 대통령이 직접 프로그램 출연진을 만날 만큼 세상의 관심도 높아졌다. 제작진의 뜻을 담아 TV CF도 만들었다. 좋은 취지에 많은 이들이 공감대를 가졌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눈에 보이는 변화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시간이 더 필요하거나 대중이 기본 취지를 공감하지 못해서가 아니다. 점진적인 의식 변화가 이뤄지는 사이, 이를 막아서는 일련의 사건들이 불거진 탓이다.

멀쩡한 여자 연예인은 구급차를 이용하다 혼쭐이 났다. 행사에 늦었다는 게 이유였다. 일이 커지자 그녀는 “몰랐다”고 해명했다. 진짜로 몰랐을 것이다. 알았다면 그런 사실을 자신의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에 올리며 자랑하는 미련한 짓은 하지 않았을 것이다.

세월호 침몰 사고 현장에 실종자 구조용 소방헬기를 붙잡아 타고갔던 전남도지사도 뭇매를 맞았다. 애써 해명을 하면서 당위성을 증명하려 했다. 이용 당시 “공중 구조작업이 종료된 시점이었다”는 게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변명이었다. 화재가 난 곳이 없었으니 소방차를 이용했어도 잘못한 게 없다는 뜻이다.

결과론만 앞세운 변명은 또 다시 공분을 샀다. 일각에서는 “당시 항공구조는 종료됐지만 항공수색은 충분히 가능했던 시간이었다”며 변명을 일축하기도 했다.

구급차나 소방차에게 길을 비켜주는 것은 운전자가 지켜야 할 기본적인 의무다. 이런 당연한 일을 가지고 캠페인까지 벌여야 하는 우리의 상황이 안타까울 뿐이다.

그렇다고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다. 이런 캠페인으로 단 한 명의 생명이라도 건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지금부터라도 응당 길터주기에 동참해야 한다.

막히는 도로 위에서 차들을 비집고 달리는 구급차. 그 안에 누가 타고 있을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낼 필요도 없다. 그저 서둘러 길을 내주면 된다. 구급차를 이용하는 일부 연예인 따위에 관심을 둘 이유도 없다. 우리에게는 서둘러 병원으로 가야 하는, 단 한 명의 환자의 생명이 더 소중하기 때문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도심속 손님일까 이웃일까' 서서울호수공원 너구리 가족 [포토로그]
  • "여행 중 잃어버린 휴대품은 보험으로 보상 안 돼요"
  • 축협, '내부 폭로' 박주호 법적 대응 철회…"공식 대응하지 않기로"
  • "임신 36주 낙태 브이로그, 산모 살인죄 처벌은 어려워"
  • 삼성전자, ‘불량 이슈’ 갤럭시 버즈3 프로에 “교환‧환불 진행…사과드린다”
  • 쯔양, 구제역 '협박 영상' 공개…"원치 않는 계약서 쓰고 5500만 원 줬다"
  • 시청률로 본 프로야구 10개 구단 인기 순위는? [그래픽 스토리]
  • "귀신보다 무서워요"…'심야괴담회' 속 그 장면, 사람이 아니었다 [이슈크래커]
  • 오늘의 상승종목

  • 07.19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4,140,000
    • +0.63%
    • 이더리움
    • 4,929,000
    • +0.59%
    • 비트코인 캐시
    • 556,000
    • +0.63%
    • 리플
    • 830
    • +3.49%
    • 솔라나
    • 243,000
    • +2.97%
    • 에이다
    • 612
    • -0.33%
    • 이오스
    • 855
    • +0.12%
    • 트론
    • 189
    • +0.53%
    • 스텔라루멘
    • 148
    • +0%
    • 비트코인에스브이
    • 66,950
    • +0.53%
    • 체인링크
    • 20,030
    • +1.88%
    • 샌드박스
    • 485
    • +1.46%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