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삼성전자, 백혈병 문제 사과… 합당한 보상 약속

입력 2014-05-14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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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의원, 피해자 가족, 반올림 측 3가지 요구안 모두 수용

삼성전자가 반도체 공장 근로자 백혈병 문제 해결에 전향적으로 나선다.

권오현 부회장은 14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브리핑을 통해 “백혈병 피해자 가족의 아픔과 어려움에 대해 저희가 소홀한 부분이 있었다”면서 “당사자와 가족에게 합당한 보상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14일 삼성전자 측이 반도체 백혈병 가족 측 제안에 대해 진지하게 검토하겠다고 입장을 밝힌 것보다 상당 부분 진전된 것이다. 당시 회사 측은 “이른 시일 내에 삼성전자의 경영진이 (심상정 의원 측의) 제안에 대한 공식 입장을 말씀드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심상정 의원은 지난달 9일 반올림, 피해자가족과 공동으로 ‘삼성전자의 사과’와 ‘제3의 중재기관 구성’,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정부에 사업재해 인정기준 완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어 심 의원은 삼성전자에 이러한 3가지 요구조건을 담은 제안서를 접수했다.

권 부회장은 이날 “저희 사업장에서 일하던 직원들이 백혈병 등 난치병에 걸려 투병하고 있고, 그분들 중 일부는 세상을 떠났다”면서 “이분들과 가족의 아픔과 어려움에 대해 저희가 소홀한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진작 이 문제를 해결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점 마음 아프게 생각하며,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특히 권 부회장은 이번 백혈병 문제를 성심 성의껏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달 9일 기자회견을 통해 제안한 내용을 전향적으로 수용하고, 당사자와 가족에게 합당한 보상을 할 것”이라며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구성된 제3의 중재기구에서 보상 기준과 대상 등 필요한 내용을 정하면 그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백혈병) 발병 당사자와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산재 소송에서 보조참가 형식으로 일부 관여해온 것을 철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권 부회장이 입장을 밝히기까지 삼성전자와 반올림 측이 갈등을 빚기도 했다. 지난달 16~17일 이틀 간 양측은 제3의 중재기구 설치 여부를 놓고 파열음을 냈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14일 제3의 중재기구 설치를 포함한 심 의원 측의 제안에 대해 “진지하게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후 반올림 측에서는 이를 합의한 바 없다고 한 것.

이에 대해 삼성그룹 관계자가 16일 “심상정 의원, 반올림, 피해자가족 등 3자가 같이 기자회견을 열고, 제3의 중재기관 설치 내용을 포함한 제안서를 공동명의로 접수했다”며 “이제 와서 반올림이 합의한 게 아니라고 하니 혼란스러울 뿐”이라고 밝혔다. 이에 바로 다음날인 지난달 17일 반올림 측은 논평을 통해 “삼성의 발언들은 삼성반도체 직업병 문제를 둘러싼 사회적 여론을 호도하려는 시도일 뿐”이라면서 “삼성은 언론플레이를 그만두고 교섭에 임하기 바란다”며 맞받아쳤다.

감정 싸움으로까지 번질 조짐이었던 양측의 이러한 대립은 제3의 중재기구 설립에 대한 이견 차가 좁혀지면서 해결된 것으로 보인다.

이날 브리핑에 배석한 이인용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장(사장)은 “반올림이 제3의 중재기구에 배제되는 것이 아니라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면서 “일부 혼선이 있었는데 이제 정리된 만큼 사과와 제3의 중재기관 구성, 재발방지 대책 마련 요구를 수용한 것”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1차적으로 많은 논의가 진전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백혈병 의심 논란은 2007년 3월 삼성전자 기흥반도체 공장의 여성 노동자 황유미씨가 급성 백혈병으로 사망한 뒤 벌어졌다. 2007년 11월 ‘삼성반도체 집단 백혈병 진상규명과 노동기본권 확보를 위한 대책위원회(반올림)’가 발족했고, 이후 백혈병 피해자들의 산업재해 신청과 행정소송 등이 잇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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