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인력구조 개편] 어닝쇼크 위기감… ‘영업통’ 앞세워 수익성 회복 고삐

입력 2014-05-14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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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국민·하나 등 영업지점에 인력 투입… 즉시 실전배치 가능 경단녀 채용도

최근 은행권 인사 키워드는 ‘실전’이다.

업황 침체 속에서 부서 배치까지 시간이 걸리는 신규 채용보다 당장 현장에 투입해 실적을 올릴 수 있는 검증된 인재를 원한다. 은행들이 ‘항아리형’ 인사적체 지적에도 불구하고 경력단절과 퇴직자 재채용에 나서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은행업의 지속성장을 위해서는 확대균형적 시각에서 승진과 정년 보장 직군을 분리해 인사관리 시스템을 개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순익 급감에 영업통 전직 배치 = 최근 은행권 인사는 영업에 최우선을 두고 있다. 올해 초 우리은행은 32명의 본부 부서장을 지점장으로 이동시켰다. 59개 부서 가운데 절반 이상을 현장에 발령을 낸 것이다.

KB국민은행 역시 전체 58명의 본부 부서장 중 10명을 지점으로 전보 발령했다. 직전 인사(5명)보다 2배 많은 인원이다. 하나은행(8명)과 기업은행(5명)도 최근 인사에서 영업 지점에 대거 인력을 투입했다.

역대 최대 규모 정기인사를 단행한 신한은행도 최초로 지점장 출신의 여성 임원인 신순철 부행장보를 선임했다. 장기 불황 속에 수익성을 회복하기 위해선 결국 ‘영업이 답’이란 판단 때문이다.

실제 올해 1분기 국내 은행의 당기순이익은 1조3000억원에 그쳤다. 전년 대비 4000억원(25.3%)이나 줄어든 것이다.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순이익률(ROE)도 각각 3.58%, 0.28%까지 밀려나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은행의 수익이 급감하면서 수익을 제고하기 위해 영업통들이 주요 지점에 배치되고 있다”며 “‘본점 근무 = 능력’이란 공식이 통용되던 은행권에 큰 변화가 불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외부에서 수혈된 임원급 인사도 영업력을 갖춘 인력”이라며 “고비용·저효율 조직구조 논란에도 불구하고 ‘영업에서 실패하면 끝이다’란 위기의식이 반영됐다”고 덧붙였다.

◇영업 연륜+일자리 나눔 ‘1석 2조’ = 은행들이 영업을 강화하기 위해 퇴직자 활용 인사정책을 추진하면서 즉시 현장 투입이 가능한 경력단절 여성에게 재인사의 기회가 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출산과 육아 등으로 퇴직한 경력단절 여성 100여명을 시간제 준정규직으로 채용했다. 3주간 전산 및 상품교육 등 실무 위주의 연수를 받고 오는 7월 초 본점과 전국 영업점, 고객센터에 배치된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도 200명의 경력단절 여성을 채용했다.

은행을 그만둔 퇴직 행원들도 재채용 대상이다. 이는 고직급·고임금화된 인력구조를 개선하고 점포통폐합 등에 따른 인력수급 문제를 해소하는 데도 한몫한다.

올해 초 신한은행이 시간제 관리전담직 신청을 받은 결과 100여명의 행원이 지원했다. 기존 풀타임 관리전담직과 동일한 직무를 수행하나 근무시간을 하루 2시간으로 줄인 일자리 나눔형 시간선택제 일자리다.

지난해 NH농협은행도 순회감사자 173명을 신규채용했다. 순회감사자는 은행업무 경험이 있는 퇴직자를 채용해 2~3개 영업점에 대한 영업점 모니터링을 수행하는 직책이다. 계약기간은 6개월로 최장 2년 동안 근무가 가능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업권 발전을 위해서는 단기적인 행태에서 좀더 중장기적인 관점으로 인사 시스템을 개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윤석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국 은행산업이 지속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축소 균형적 경영형태에서 벗어나 지금보다 인력을 더 많이 고용해야 한다”며 “전문성을 제고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확대균형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정년이 보장되는 대신 승진이나 보상에 제한을 받는 직군과 완전히 선진화된 인사관리 시스템을 적용받는 직군으로 분리, 운영하는 방안을 점차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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