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진원·김종준 행장, ADB에서의 대비된 ‘행보’

입력 2014-05-06 19:20 수정 2014-05-07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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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원 신한은행장(좌) 김종준 하나은행장(우) (사진=연합뉴스)

서진원 신한은행장과 김종준 하나은행장이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서 보여준 상반된 해외 행보가 주목을 받고 있다.

이 두 행장은 시중은행장들 중 유일하게 지난 4일(현지시각)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 참석했다. ADB 총회에는 그동안 우리나라 대다수 은행장들이 관례적으로 참석해 왔다. 세계 각국의 경제관료, 금융권 인사들과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것은 물론 해외 투자자들을 만나 업무협력이나 인수합병(M&A) 등을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ADB 총회에는 대부분의 은행장들이 금융권 사건 사고로 불참을 선언했다. 이런 가운데 서 행장과 김 행장이 나란히 발걸음을 한 것이다.

서 행장은 이날 ADB 총회 기조연설장 뒤편에 마련된 자리의 맨 앞줄에 박병원 전국은행연합회장과 함께 앉았다. 김 행장은 바로 그 뒷줄에 착석했다. 같은 장소에 있지만 이들의 상황과 참석의 의미는 크게 달랐다.

신한은행은 대형 사건 사고로 홍역을 앓고 있는 다른 은행들과 달리 무사고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또 실적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타은행들과 달리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4.6%나 껑충 뛴 1분기 실적을 발표, 다른 은행들을 압도했다. 아울러 카자흐스탄의 신한은행 법인은 3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는 성과도 이뤘다.

이를 배경으로 서 행장은 현지에서 만난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자신감이 넘쳤다. 최근 경영성과를 나열하는 것은 물론 해외진출 동향과 계획을 꼼꼼히 설명했다. 또 지난 3일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부베예브 무크타르 카자흐스탄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과 따로 오찬을 한 자리에서 “양국 금융교류의 대들보가 돼 달라”는 발언을 들은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반면 김 행장은 이날 행사장에서 하나은행의 성과나 계획에 대한 발언을 하기는커녕 기자들을 피했다. 하나은행은 KT ENS에 사기 대출을 당하면서 올 1분기 실적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3.6%나 급감하는 등 경영 악재가 겹치고 있다. 무엇보다 최근 하나은행과 금융당국과의 긴장 관계로 김 행장이 보폭을 넓히기에는 부담이 있는 상황이다.

김 행장은 앞서 하나캐피탈에 의한 저축은행 부당 대출 건으로 지난달 금융당국으로부터 문책 경고를 받았다. 이에 김 행장은 내년 3월까지 임기 완주 의지를 발표함에 따라 금융당국과 하나은행의 갈등은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김 행장에 대한 징계 내용을 조기에 공개하는 등 사퇴를 압박한 바 있다. 또 최근에는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미술품 구입, 특별 퇴직금과 고문료에 대해 집중적으로 들여다보며 압박의 강도를 더하고 있다.

이 때문인지 김 행장은 이날 내년 3월까지 임기를 마친다는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냐는 질문에 “할말이 없다”며 극도로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김 행장의 이번 ADB 참석은 하나은행 경영에 대한 금융당국의 간섭에 맞서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서 행장이 ADB 총회장에서 줄곳 밝은 표정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면 김 행장의 줄곳 진중한 얼굴로 움직임도 제한적이었다. 앞으로 한국에서의 모습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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