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개조의 성공조건] 고시 엘리트 그들만의 세상…부처 순혈주의 없애야

입력 2014-05-01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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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고시 출신에게 국장자리를 내주는 것은 이제 공직을 떠나라는 신호다. 실제 일은 비고시 출신 서기관이나 사무관이 하고 있지만 실적은 고시출신이 챙기고 있고 비고시 출신이 핵심요직 자리에 오르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려워 씁쓸하다.”-A부처 B사무관

“같은 고시 출신이지만 기술고시 출신들은 대부분 한직에만 떠도는 경우가 많고 중앙부처 핵심요직은 행정고시 출신들이 독점하고 있다.”-B부처 C국장

“지금 1급 자리를 지키고 있는 윗기수는 동기가 많지 않아 크게 경쟁 없이 순탄하게 승진을 해왔지만 우리 기수 밑으로는 동기들이 많아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B부처 D국장

“기재부가 힘 있는 부처지만 내부에서는 같은 행시 출신이라도 예산실이나 세제실 출신인지 아닌지로 나뉘어 있어 이쪽 출신이 아니면 내부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C부처 E과장

세월호 참사 당시 정부는 안전행정부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구성했지만 재난 문외한인 행정고시 출신 고위 공무원들이 지휘하면서 탁상행정으로 초기 대응에 실패해 많은 인명피해를 내 비난이 거세다. 과연 행시 엘리트 그들만의 세상인 공직사회 폐쇄성이 이번 세월호 참사가 인재(人災)를 넘은 관재(官災)로 나타났다는 지적이 일면서 부처 순혈주의를 없애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높다.

그동안 정권이 바뀔 때마다 부처 이기주의와 폐쇄적인 관료사회를 타파하고자 공무원 임용제도를 개혁해 왔지만 행시 순혈주의에 막혀 실효성을 나타내지 못했다. 같은 행시 출신이라도 대학이나 처음 발 딛은 부서 출신성분에 따라 차별이 존재하는 기막힌 대한민국 공직사회의 폐쇄성이 관피아(관료마피아)를 만들었다. 관가에 뿌리 깊게 자리 잡은 ‘대통령과 정권은 잠시지만 공무원 조직은 영원하다’는 이 같은 인식을 깨기에는 관료사회의 벽이 두텁다. 특히 최근 세월호 참사로 해피아(해양수산부마피아)라는 신조어가 나왔지만 모피아(옛 재무부 마피아)가 보기에는 뒤에서 배 잡고 웃을 정도로 해피아의 존재감은 미미하다.

정치권과 전문가 일부에서는 이 같은 부처 순혈주의를 타파하려면 행정고시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또 능력 있는 비고시 출신이나 민간전문가를 고위 공직자로 대거 등용해야 공직사회 개혁을 이룰 수 있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하지만 현재 정부가 시행하는 민간 개방형 직위나 공모제는 민간인은 함량 미달이라거나 유능한 인재는 월급이 적어서 오지 않는다고 관료들이 깎아내리면서 허울뿐인 제도로 전락하고 있어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안전행정부에 따르면 지난해말 개방형 직위로 충원된 중앙부처 고위 공무원 중 민간인은 22.3%에 그쳤고 이들 중 상당수는 관료출신인 경우에서 이러한 문제점이 잘 나타나고 있다.

결국 일부 전문가들이 주장하는 행정고시 폐지와 능력 없는 공무원 퇴출, 실질적 민간전문가 등용 폭을 넓혀야 한다는 방안이 세월호 참사로 말미암아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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