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류의 온상, 드라마 세트장의 명과 암 - 최두선 문화부 기자

입력 2014-04-16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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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2년 드라마 ‘겨울연가’의 외국에서의 성공은 수많은 일본 관광객의 발길을 끌었다. ‘겨울연가’의 촬영지 강원 춘천 남이섬에는 일본, 중국 관광객이 눈에 띄게 늘었고, 서울 명동에서는 일본어로 흥정이 시작됐다. 김수현, 이민호, 김우빈 등 새로운 한류스타의 등장은 해외 관광객의 발걸음을 옮기는 결정적 계기가 된다.

해외 관광객 유치의 선봉 역할을 하던 한류 드라마 촬영장이 사후관리 부실로 ‘소중한 세금 먹는 하마’로 전락하고 있다. 지자체는 해외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목적으로 거액을 들여 드라마 세트장을 경쟁적으로 조성하지만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흉물’로 전락하거나 철거돼 자취를 감춘 곳이 부지기수다.

제주도 일주도로와 근접한 묘산봉관광지구에 위치한 파크써더랜드는 드라마 ‘태왕사신기’의 세트장이다. 2만9천㎡ 부지에 지어진 궁궐, 저택 등은 드라마의 화려한 영상을 뒤로 한 채 철거됐다. 세트장 조성에 100억원이 투입된 ‘태왕사신기’ 세트장은 철거에만 10억원이 투입됐다. 모두 국민의 혈세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새누리당 김희정 의원이 시·도별 드라마 촬영장 및 세트장 운영 현황을 분석한 결과 1997년부터 2012년까지 전국적으로 총 35곳이 만들어졌으며 640억원 이상의 국비가 지원됐다. 지방비 역시 1700억원 이상이 투입됐다. 하지만 단 10곳(28%)만이 운영되고 있으며 나머지 25곳(71.4%)은 지원 없이 사실상 운영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자체 수입이 전혀 없는 곳도 9곳(25.7%)이나 됐다.

외국인 관광객 1000만 시대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여기까지 오는데 한류의 영향력은 실로 지대했다. 내실을 강화하지 않은 ‘문화강국 코리아’의 명성은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 만약 할리우드가 관리 부실로 흉물로 가득 차 있다면 지금의 전 세계적인 영화의 중심지가 되지 못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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