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물가상승 압력 생기면 선제적으로 금리대응 논의”

입력 2014-04-10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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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은에서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0일 물가상승 압력이 생기면 선제적으로 금리 대응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물가안정과 성장 등이 지속되면 대외 불균형에 따라 금리 정책을 유지하겠다”며 “경기회복 지속으로 GDP갭(실제 성장과 잠재 성장의 차이)이 축소되고 수요측면에서 물가상승 압력이 생기면 선제적으로 움직이는 문제에 대해서 논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원·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쏠림현상이 심화되면 시장 안정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다음은 이 총재와의 일문일답.

△ 경제회복 속도가 빠르다고 생각하는지 아니면 느리다고 보는지.

- 경제회복 속도 보면 연간 4%대 성장인데 잠재성장률 수준에 부합하는 속도라고 본다. 단지 성장세가 낮다 보니 적정 성장규모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경제회복 속도는 잠재성장률에 부합하지만 국내총생산(GDP)대비 마이너스인 점을 감안하면 성장이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한다.

△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목표 범위 내에서 유지되도록 하겠다고 했는데 물가안정목표 범위 밴드 자체를 조정한다는 것인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밴드 내로 유지한다는 것은 물가목표를 중기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일시적으로 밴드를 벗어났다고 해서 목표 수준을 조정하거나 통화정책으로 대응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인플레이션이 목표치 하단을 오랜 기간 벗어난데 대한 한은의 입장 내지는 전망.

- 목표로 정한 밴드를 1년여 간 밑돌고 있는데 대해 앞에서 설명했다. 공급측 요인에서 비롯됐다고 보기 때문에 일회적 요인이 해소되는 시점, 즉 하반기에 2% 중반으로 되돌아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목표에서 벗어났다고 해서 금리로 대응하게 되면 오히려 경기 진폭을 크게 하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고 물가안정목표에 대한 신뢰성 문제도 있다. 저희는 물가안정목표의 중기적인 흐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 실질금리 플러스 폭이 높게 유지되고 있는데 환율 하락이 이어지면서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한 범위를 이탈하는데 대한 입장은.

- 명목금리가 변동이 없는 상황에서 물가상승률이 낮다보니 실질금리가 높아진 것은 맞다. 그러나 과거에 비해 높지 않고 실물경제에 의미 있는 변화를 줄 정도의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 어떤 지표가 어떻게 달라져야 체감경기가 개선될 것으로 보는지.

- 지표경기와 달리 체감경기가 안 좋다는 것은 인정한다. 아무래도 체감경기의 주된 지표는 고용과 임금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고용사정이 많이 좋아지고 있지만 내용으로 보면 주로 서비스업, 장년층, 임시일용직이 많이 늘었기 때문에 실제 지표와 달리 느끼는 체감경기에는 못 미친다고 생각한다. 임금상승률도 높다고 말할 수 없기 때문에 고용과 임금이 경제주체들이 느끼기에는 지표에 비해 많이 미흡하다고 생각할 것으로 본다. 그렇지만 앞으로 경기회복세가 지속되면 임금 쪽으로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가안정도 체감경기에 중요한데 현재는 물가가 안정돼 있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는 긍정적으로 본다.

△ 저금리 폐해로 한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지연되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통화정책으로 대응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보는지.

- 저금리가 지속되면 한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지연된다는 것은 맞는 말이다. 금리 조정할 때 보는 게 거시지표다. 주로 성장과 물가흐름을 보고 결정하는데 물론 부분적인 위험요인도 감안한다. 그러나 금리를 결정할 때는 어디까지나 경제성장과 물가 등 거시적인 상황을 우선으로 보고 부분 위험요인은 따로 접근해야 한다고 본다.

△ 최근 원·달러 환율이 여러 요인에 의해 하락했다고 했는데 이유와 배경은 무엇인지.

- 원·달러 환율의 하락 속도가 빠르고 변동성이 크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상당히 크고 국제 금융시장에서의 불안요인이 완화되면서 채권자금이 다시 유입 쪽으로 방향을 틀었기 때문에 원화 강세로 작용하고 있다. 환율이란 것은 기본적으로 시장에서 결정돼야 한다. 변동성이 너무 커져서 쏠림현상이 생기면 시장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기 때문에 예의주시 하고 있다.

△ 인사청문회 때 통화정책운용 수단을 확충하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수단이 무엇인지.

- 환경도 바뀌고 경제여건과 구조 등이 바뀌면서 중앙은행의 역할이 달라져야 한다는 요구가 많다. 취임을 계기로 상당히 진전이 됐다. 중앙은행에게는 물가안정이 가장 중요한 목적인데 일반의 요구는 물가안정 뿐 아니라 성장, 금융안정도 고려해야 한다는 요구가 많고 많은 나라에서 이를 수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중앙은행이 다른 역할을 해주길 기대한다고 하면 그 요구를 다 수용할 수 있는지 점검하겠다. 중앙은행의 역할이 정립되면 합당한 수단도 자연히 생기게 될 것으로 본다. 구체적인 수단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 바람직한 중앙은행의 역할을 논의해보겠다.

△ 원화 강세가 추세인지 아니면 일시적인 것이라고 보는지.

- 중앙은행 총재가 환율 방향성 말하면 오해한다. 시장에 혼선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 현재 원화 변동성이 커지고 있는 점을 예의주시하고 쏠림현상이 심화되면 시장 안정을 위해 노력하겠다.

△ 언제쯤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보는지.

- 물가안정, 성장 등 대내외 불균형에 따라 금리 정책을 유지하겠다. 경기회복 지속으로 마이너스 갭이 축소되고 수요측면에서 물가상승 압력이 생기면 선제적으로 움직이는 문제에 대해서 논의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한다.

△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서.

- 가계부채 문제는 가장 우려하는 게 가계부채가 대규모로 부실화 되서 금융기관 부실로 이어져 금융시스템 위기로 가느냐의 문제인데 현 단계로 봐서는 그렇게까지 가진 않을 것으로 본다. LTV 등 여러 규제 때문에 대규모 부실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다. 가계부채가 소비를 제한해서 경제성장이 위축되는 문제, 나중에 금리 정상화 됐을 때 취약계층의 가계부담 문제, 가계부채의 질적인 면에서 종전보다 나빠진 모습을 갖고 있는 것 등 이 세 가지 특징을 본다. 절대규모를 줄이는 것은 쉽지 않다고 본다. 부작용이 많기 때문에 가계부채를 총량 면에서 소득증가율 이내로 묶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취약계층의 상환부담은 통화정책적으로 접근할 것은 아니다. 취약계층에 혹시 생길지 모를 상환부담은 정부와 한은이 협조해서 완화 시켜나가야 한다.

△ 환율 하락을 레벨과 변동성 문제 둘 중 어느 것으로 보는지. 그리고 쏠림현상을 지켜보겠다고 했는데 원화 강세 막기 위한 개입으로 봐도 되는 것인지.

- 중앙은행 총재 입장에서 환율을 어떻게 움직일지 말할 수 없다. 아까 그 입장이다. 지금 변동성이 상당히 크다. 이렇게 되면 쏠림현상이 생길 수 있다. 시장 안정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

△ 중국경기에 대해 어떻게 보는지.

- 중국경제를 우려하기보다 면밀히 보겠다. 중국경제의 취약점이 많이 드러나 있다. 그러나 중국경제는 정부 차원에서 위기관리 능력이 잘 이뤄졌다고 본다. 중국경제가 부진 기미를 보이자마자 중국 정부가 부양책을 폈다. 과거에도 그랬고 효과를 발휘했다. 중국경제에 대한 우려 가능성은 항상 염두에 두고 있고 면밀히 지켜보고 있다.

△ 기재부와 정책 공조는 어느 정도 자주할 것인지.

- 기재부와 중앙은행은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담당하고 있다. 정책 효율성 높아지도록 어느 정도는 조화를 이룰 필요가 있다. 각자 고유한 역할을 존중하고 그 바탕 위에서 조화를 이뤘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을 서로 많이 공유해야 한다. 수시로 경제인식을 교환해서 현 상황이나 앞으로 전망에 대해 갭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고 앞으로도 계속할 의향이 있다. 부총리와 합의한 사항이다.

△ 성장과 물가를 보고 금리를 결정하겠다고 했고 GDP갭도 강조했는데 한은에서 포워드 가이던스는 없지만 이들 중 가장 중시되는 포워드 가이던스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 금리 운용할 때 물론 물가와 성장이 가장 중요한 것은 맞다. 그 외에 여러 대내외 불균형 문제는 없는지 그런 것도 본다. 금리 결정할 때 모든 요소를 고려하고 있다. GDP갭도 대표적으로 성장과 물가를 나타내는 지표라 중시하고 있다. 포워드 가이던스 채택 의향을 물은 것 같은데 우리 실정에 맞는 포워드 가이던스 있는지는 검토할 생각이다 구체적으로 외국 중앙은행이 하는 포워드 가이던스는 아직 여건이 안된다고 본다.

△ 원화 강세로 1%대 저물가가 계속 되고 있다. 수출입물가도 낮은 편인데 원화 강세가 지속될 경우 한은 통화정책운용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 환율은 물가만 놓고 보면 물가를 낮추는 쪽으로 작용하니까 그런 면에서는 원화 강세가 물가상승률을 낮추는 작용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 기획재정부 그린북에서 경기회복에 대한 내용이 빠졌다. 이 표현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는지.

- 경기회복에 대한 시각은 기재부나 한은이나 다르지 않다고 본다. 지난번 부총리와 만났을 때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은 같다고 봤다.

△ 한은 인사나 조직개편을 전임 총재 지우기로 보는 시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향후 조직개편 계획은.

- 인사하면서 가장 우려하는 것이 전임 총재 흔적 지우기라는 시각이다. 무엇을 해도 이쪽으로 해석할까봐 우려스럽다. 이번 인사에서 두 자리를 바꾼 셈인데 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업무 효율성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부임하면서 곧바로 정부에서 손톱 밑 가시라고 하듯 업무 효율을 떨어트리는 부분이 있어서 실상 파악해 고쳐나가려고 했다. 직원들에게도 말했지만 조직을 대폭 바꾸는 것은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 중앙은행은 단기간에 바뀌는 곳이 아니다. 조직개편 이후에 성과를 측정해서 조정은 하겠지만 전면적인 조직개편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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