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합종연횡’ 바람…쪼개고 합쳐 불황 파고 넘는다

입력 2014-04-02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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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그룹, 사업 구조조정·조직 재정비

국내 주요 그룹이 그룹 내 합종연횡에 적극 나서고 있다. 주요 사업부문을 계열사로 분리하는가 하면 계열사를 흡수합병하는 기업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합병’과 ‘분사’라는 서로 다른 행보지만 시너지를 높인다는 점에서 맥을 같이한다. 이 같은 움직임은 경기불황이 장기화하면서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사업 구조조정을 통해 핵심사업의 역량을 강화하고, 조직 재정비로 업무 효율성을 높여 경기불황을 돌파해 나가려는 총수들의 과감한 의지로 분석된다.

재계 1위 삼성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장 적극적으로 합종연횡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31일 삼성은 삼성SDI가 제일모직을 흡수한다고 발표했다. 2012년 삼성전자 LCD사업부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의 합병으로 생긴 삼성디스플레이(30조원 규모)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매출 10조원대의 회사가 탄생한 것이다. 지난해 9월 이후 벌써 5번째 이뤄진 그룹 내 합종연횡이다.

작년 9월 제일모직은 패션사업을 떼어내 삼성에버랜드에 넘겨줬다. 같은 달 삼성SDS는 삼성SNS를 흡수합병했다. 10월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코닝에 삼성코닝정밀소재 지분을 매각했고, 11월에는 삼성에버랜드가 급식 식자재 사업을 분사하고 건물관리사업은 에스원에 넘겼다.

앞으로도 그룹 내 합종연횡은 이어질 전망이다. 가장 먼저 삼성테크윈의 반도체부품사업부문 분사가 유력하다. 삼성테크윈은 지난달 “반도체부품사업부 분리 등을 포함, 사업 재편에 대해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증권가에선 “삼성SDI와 제일모직의 합병 이후 삼성테크윈의 반도체부품사업부문을 삼성SDI가 인수하거나 사업의 연관성이 높은 삼성전기로 합병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이는 삼성이 2010년 이후 전자사업에 대한 효율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흐름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카메라 일류화의 목적으로 지난 2010년 삼성디지털이미징을 합병했다. 2011년에는 삼성전자의 태양전지사업을 삼성SDI에 매각했고, 2012년엔 삼성전기가 보유한 삼성LED를 흡수합병했다. 이어 삼성전자 LCD와 SMD를 통합해 삼성디스플레이를 출범시키는 등 전자 계열사의 통합작업을 진행해 왔다. 삼성에버랜드가 제일모직의 패션부문을 인수한 것도 삼성SDI와 합병하기 위한 사전작업으로 해석된다. 이처럼 전자부문과 삼성에버랜드에 대한 사업조정이 마무리단계에 접어들면서 금융, 화학, 중공업, 건설부문에 대한 사업조정 가능성도 높아졌다.

삼성 관계자는 “수익성이 떨어지는 금융 계열사나 화학, 건설부문 등도 어떤 형태가 시너지가 높은지 검토해 필요할 경우 합종연횡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건설 계열사인 현대엠코와 현대엔지니어링을 합병한 통합 현대엔지니어링을 1일 공식 출범시켰다. 통합 법인의 자산은 3조5000억원, 매출은 5조원대로 매출액 기준으로 볼 때 국내 건설사 중 8위다. 통합 법인의 초대 사장은 김위철 현대엔지니어링 사장이 맡았다. 지난해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의 주력 사업부문을 흡수합병한 데 이어 올해는 건설부문에서 사업 조정을 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시공부문에서 강점을 가진 현대엠코와 해외 설계부문에서 노하우를 가진 현대엔지니어링의 합병은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대형 건설사의 출현을 예고하고 있다.

같은 날 CJ제일제당은 제약사업부문을 떼어내 탄생시킨 그룹의 제약 전문 계열사 CJ헬스케어를 공식 출범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이번 분사는 제약산업의 급격한 시장환경에 보다 효과적으로 대응하고 제약 전문기업으로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이뤄졌다”며 “사업 특성에 맞는 경영전략 수립과 신속한 의사결정으로 기업 가치를 극대화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CJ E&M은 지난달 게임사업부문인 ‘넷마블’을 물적분할해 CJ게임즈와 통합하기로 결정했다. 한화L&C는 경영 효율화 취지에서 건자재사업부문을 분리 매각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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