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뮤지컬 스타가 선택한 길 [이꽃들의 36.5℃]

입력 2014-03-31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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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위키드'에서 오즈의 마법사 역을 맡은 남경주, 뮤지컬 '고스트'에서 돌팔이 점성술사 오다메 브라운 역을 맡은 최정원.(좌측부터)(사진=방인권 기자 @bink7119, 노진환 기자 myfixer@)

1세대 뮤지컬 스타의 존재감이 아름답다. 남녀노소 불문하고, 대중에게 지금까지도 ‘뮤지컬 스타’하면 바로 떠오르는 두 남녀는 이들일 것이다. 남경주, 최정원.

뮤지컬이란 이름조차 낯설던 과거와 달리, 국내 뮤지컬은 최근 몇 년 사이 한 해 3000억 원 대의 규모를 바라보는 대형 문화 산업으로 급성장을 거듭했다. 연극에 모태를 두고 있지만, 시장 외연의 막대한 팽창으로 그 세부장르의 다양성은 물론, 지형도까지 변화한 상황이다. 이 가운데, 각각 데뷔 32년, 25년 차의 경력으로 모든 세파를 겪어내며 국내 관객과 꾸준히 만나고 있는 원조 뮤지컬 스타 남경주와 최정원의 활약이 돋보인다.

30일 높은 관심과 흥행 속에 4개월의 대장정을 마무리하고 숨을 고른 뒤, 5월 새 막을 준비할 뮤지컬 ‘위키드’의 무대에선 배우 남경주의 든든한 뒷받침이 눈길을 끌었다. ‘위키드’에서 남경주는 극의 후반부에 등장해, 전개의 반전을 꾀하는 악역 오즈의 마법사를 연기한다. ‘위키드’의 공연장을 찾는 관객들은 오늘의 캐스트에 남경주의 이름이 올라가 있는 날이면, 그의 등장을 애타게 기다린다. 무대 위 그는 안정적인 호흡으로 남다른 캐릭터 소화력을 뽐내는가 하면, 극 중 옥주현, 박혜나, 정선아 등 젊은 후배 뮤지컬 배우의 숨고르기까지 돕는다. 정선아는 최근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무대 내려오자마자, 조언을 서슴지 않는 남경주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무대 완성도를 위한 열정과 후배 사랑이 지극한 그다.

마찬가지로 4개월 째, 최정원은 영화 ‘사랑과 영혼’을 각색한 뮤지컬 ‘고스트’ 무대에서 괴짜 점성술사 오다메로 분하고 있다. 주원, 아이비, 김준현 등 젊은 스타들의 반짝임 속에서 가장 빛을 발하는 건 최정원의 존재감이다. 최정원 특유의 에너지는 가히 대체 불가능이다. 그녀가 발산하는 카리스마와 무대 장악력에 관객 만족도가 상승한다. 동작 하나하나, 노련하게 이끌어가는 최정원표 연기는 감탄을 자아낸다.

‘아가씨와 건달들’로 데뷔해 ‘그리스’, ‘사랑은 비를 타고’, ‘브로드웨이 42번가’, ‘맘마미아’ 등 최정원의 필모그래피는 곧 뮤지컬 흥행의 역사다. 1982년 연극 ‘보이체크’로 데뷔한 남경주 역시 ‘아가씨와 건달들’, ‘겜블러’, ‘시카고’, ‘아이러브유’ 등으로 인기가도를 달리며, 친형인 배우 남경읍과 함께 국내 뮤지컬 1세대로 영향력을 발휘해왔다. 공연예술의 한 가지로 연극에 모태를 둔 뮤지컬에 자존심을 갖고 지켜온 이들에게 때로 실력 없는 아이돌의 무분별한 출연은 안타까움을 사, 이에 일갈하는 남경주의 발언은 뮤지컬계 스스로 반성케 하는 의미를 가져오기도 했다.

사실 최근에는 화려했던 과거 영광을 뒤로하고, 남경주와 최정원, 이들의 이름을 작품 포스터 속에서 찾아보면 막상 6번째, 7번째에 위치해있다. 연기력보다 스타성을 앞장 세운 뮤지컬 제작 세태를 방증한다. 이들이 아름다운 건 역할의 비중이 작다손 치더라도, 그 무엇보다 작품과 캐릭터, 관객을 중시한 선택을 했기 때문이다. 급변한 뮤지컬 지형에서 실력으로 탄탄히 자리매김하고 있음에 연기자 후배들 역시 존경을 마다않는다. 춤, 노래, 연기의 3박자를 고루 갖춰야하는 뮤지컬 무대에서 꾸준한 자기 관리와 성실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이를 바로 지켜보고 있는 관객 앞에서 탄로 나기 십상이다. 막강한 존재감으로 1세대의 자존심을 지키고 있는 이들의 행보에 남다른 기대를 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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