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속의 삼성 사장단 회의

입력 2006-05-09 16:30 수정 2006-05-09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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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삼성 회장이 흐트러진 그룹 내 조직 분위기를 다잡고 있다.

이 회장은 9일 저녁 금융계열사 사장단 회의를 소집했다. 이를 두고 그룹 내 에선 "임직원들의 기강확립차원에서 사장단을 소집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돌고 있다.

이번 회의는 지난달 삼성생명 등 금융계열사 사장단의 대폭 교체한 이후 열리는 첫 회의라서 더욱 긴장감이 돌고 있다.

9일 회의는 또 그동안 이 회장이 전자 및 IT부분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홀히 했다는 평을 받은 금융 계열사 CEO들을 소집한 것이어서 의미가 더 크다.

보통 이건희 회장은 서울 태평로 삼성본관에 집무실이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의 집무는 자택내의 집무실로 꾸며져 있는 승지원에서 본다.

관례적으로는 주요현안에 대한 브리핑을 이학수 구조본부장을 통해 받고 사장단 회의는 대부분 이 본부장이 참석해 진행해 왔다.

물론 중요한 일 처리나 의문사항이 있을 때는 낮밤에 관계없이 일대일 호출을 통해 승지원에서 해당 사장들과 직접 대면을 한다.

그룹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사장의 경우 수시로 불려가지만 그렇지 않은 사장은 1년에 그룹 총수를 몇번이나 대면했는지 손에 꼽을 정도다.

따라서 이번 대규모 사장단 회의는 그룹차원에서 매우 이례적이며 이건희 회장이 자신의 의중을 전달할 자리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5개월 간의 장기체류와 발목 부상에 따른 경영공백, 더불어 최근의 환율하락 및 고유가 등 대외 경영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을 해쳐나가기 위한 돌파구를 추궁하는 이 회장의 질책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이번 회의에 참석하게 될 이수창 삼성생명 사장을 비롯해 황태선 삼성화재 사장, 강재영 삼성투신 사장 등 신임 최고경영자(CEO)들과 유석렬 삼성카드 사장, 배호원 삼성증권 사장 등은 일주일전부터 모든 일정을 미룬 채 과외공부에 여념이 없었다고 한다.

타인의 말을 잘 듣는 '경청'을 경영철학으로 갖고 있는 이건희 회장이기는 하지만 한번 질문을 시작하면 대답자의 혼을 속 빼놓을 정도로 속사포식 질문을 쏟아대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만만의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을 삼성 CEO들은 잘 알고 있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이 회장은 세세한 숫자에 대해서 일일이 체크하지는 않지만 계열사 사장이 소숫점 자리까지 빠짐없이 알고 있는 것을 원하기 때문에 아마도 이번 회의에 참가하는 금융 계열사 사장들의 업무보고 스트레스가 보통이 아닐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 회장이 얼마전 전자 계열사의 업무보고를 받고 장기간의 공백을 일시에 메우려는 듯 매우 열정적으로 업무보고 받고 질문도 끊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9일 이건희 회장이 지난 1년여의 경영공백을 메울 어떤 비장의 카드를 꺼내들지 사뭇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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