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효찬의 명문가 자녀교육 따라잡기]논쟁의 대가 만든 인문학적 교육법 '케인스家'

입력 2014-03-19 10:5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최효찬 자녀경영연구소장

존 메이너드 케인스는 “완전고용을 실현·유지하기 위해서는 자유방임주의가 아닌 정부의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20세기 초반 정부 적극적인 시장 개입을 주장하며 경제사의 한 획을 그은 인물이다. 그 책이 ‘고용·이자 및 화폐의 일반이론’(1936)이다.

케인스는 경제학자로서는 드물게 인문학뿐만 아니라 논리력에 있어서 탁월했다. “그와 논쟁할 때 나는 죽음의 위협을 무릅쓰고 있는 것처럼 느꼈다.” 이는 수학자이자 철학가, 평화운동가인 버틀런트 러셀이 자신보다 11살 적은 존 메이너드 케인스에 대해 한 말이다. 케인스가 얼마나 논쟁적이었으면 논리에 있어서는 한치의 물러섬이 없는 러셀마저도 죽음의 위협을 느꼈을 정도였을까. 실제로, 그의 공무원시험성적을 보면 논리학과 심리학과 논문에서 1등을 거두었고, 경제학은 의외로 8위에 그쳤을 정도였다.

케인스를 토론에 강한 논쟁의 대가로 만든 이는 바로 아버지 네빌 케인스의 ‘인문학적 자녀교육법’ 덕분이었다. 케임브리지 대학교 사무처장 출신인 네빌 케인스는 아들을 좌뇌와 우뇌를 모두 발달시키는 교육을 했다. 아버지는 어릴 적 아이들에게 즐겨 시나 소설을 읽어주었다. 청소년시절 헨리 워즈워스 롱펠로의 시를 즐겨 읽었던 아버지 네빌은 아들이 다섯 살이 되었을 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그림의 ‘선녀 이야기’를 잠자기 전에 읽어주기 시작했다. 이게 바로 ‘베드사이드 스토리텔링’이다. 또 시를 읽어주는 아버지 덕분에 메이너드는 일곱 살부터 시를 소리 내어 읽는데 큰 기쁨을 느끼기 시작했다. 대부분 사람의 경우 수학을 잘하면 시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것은 뇌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뇌의 양측면을 연구하는 학자들에 의하면 논리학과 수학에 관한 두뇌작용은 주로 좌뇌가 담당하지만 시의 창작에 관한 작용은 우뇌에 더 관계된다고 한다. 메이너드는 어린 시절부터 아버지 덕분에 양쪽 뇌를 절로 함양할 수 있었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로버트 브라우닝이 쓴 2만 행이 넘는 대작인 ‘반지와 책’을 즐겨 읽어 주었다. “시절은 봄/ 봄날 아침/ 아침 일곱시/ 언덕 중턱에 이슬방울 맺히고/ 종달새 높이 날고/(...) 세상 좋아라.”

다음으로 아버지는 아들이 이튼 칼리지에 진학하자 인문학의 세계로 이끄는 ‘멘토’를 만들어주었다. 멘토는 새뮤얼 리벅이었는데, 케임브리지 킹스 칼리지에서 고전을 전공하고 이튼에 보조교사로 갓 부임한 이튼 졸업생이었다. 리벅은 메이너드가 특별한 재능과 관심을 지닌 학생임을 즉각 알아차렸고 그가 자기계발을 하도록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 중세 라틴 운문에 관심을 심어 준 사람도 리벅이었다. 메이너드가 킹스 칼리지에 진학해서 문학과 토론동아리에서 활동하고 철학과 고전에 정통했을 뿐만 아니라 토론에 강한 것은 모두 멘토인 리벅의 영향이 컸다. 수학 천재였던 메이너드가 시를 즐길 수 있었던 배경에는 리벅이라는 개인교사가 있었던 것이다.(계속)

(계속)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생일 축하해” 루이바오·후이바오의 판생 1년 [해시태그]
  • '풋살'도 '요리'도 재밌다면 일단 도전…Z세대는 '취미 전성시대' [Z탐사대]
  • "포카 사면 화장품 덤으로 준대"…오픈런까지 부르는 '변우석 활용법' [솔드아웃]
  • 단독 삼정KPMG·김앤장, 금융투자협회 책무구조도 표준안 우협 선정
  • 4인 가구 월 가스요금 3770원 오른다…8월부터 적용
  • '연봉 7000만 원' 벌어야 결혼 성공?…실제 근로자 연봉과 비교해보니 [그래픽 스토리]
  • 코스피, 삼성전자 깜짝 실적에 2860선 마감…연중 최고
  • 고꾸라진 비트코인, '공포·탐욕 지수' 1년 6개월만 최저치…겹악재 지속 [Bit코인]
  • 오늘의 상승종목

  • 07.05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0,590,000
    • +3.65%
    • 이더리움
    • 4,278,000
    • +4.16%
    • 비트코인 캐시
    • 465,000
    • +8.8%
    • 리플
    • 617
    • +6.93%
    • 솔라나
    • 194,900
    • +8.1%
    • 에이다
    • 505
    • +7.45%
    • 이오스
    • 699
    • +7.87%
    • 트론
    • 183
    • +4.57%
    • 스텔라루멘
    • 124
    • +9.73%
    • 비트코인에스브이
    • 50,850
    • +5.87%
    • 체인링크
    • 17,830
    • +9.19%
    • 샌드박스
    • 410
    • +12.95%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