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디트스위스, 미국인 2만2000명 탈세 도와…비밀영업에 관심 집중

입력 2014-02-27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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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디트스위스가 2만여명에 달하는 미국 고객의 조세회피를 도운 것으로 드러나면서 그 방법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상원의 상임 소위원회는 전일 보고서에서 크레디트스위스가 2002~2008년 사이에 2만2000명의 미국 고객의 조세회피를 중개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지난 2006년 1만9000여명의 미국인이 크레디트스위스에 50억 달러(약 5조3262억원)의 비자금을 감춰놓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 은행에 계좌를 개설한 미국인은 한때 2만2000명이 넘었고 이들이 맡긴 돈만 135억 달러를 웃돌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크레디트스위스는 취리히 공항에 지점을 열고 미국에 직원을 직접 보내 조세회피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안하는 방식으로 영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원들은 여행용 비자를 발급받아 미국행 목적을 숨겼다. 또 고객과 만난 자리에서 주위 시선을 피하려고 계좌명세서를 잡지 사이에 껴서 전달하는 등 첩보영화를 연상하게 하는 방식으로 영업했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은행은 조세회피처에 유령회사를 설립하고 관리하는 일을 대행하기도 했다. 은행원들은 비밀 엘리베이터에서 고객을 만나 일을 처리하거나 각종 서류를 파쇄했다.

은행은 뉴욕에서 ‘스위스 볼’이라는 행사와 플로리다에서 골프 대회를 매년 후원하면서 더 많은 고객 유치에 힘쓰기도 했다.

보고서는 지난 2008년까지 비밀영업에 총 1800명의 직원이 연루됐다고 전했다. 은행은 제3의 회사들을 통해 미국인 고객들이 비자금을 사용할 수 있도록 신용카드를 제공하기도 했다고 보고서는 덧붙였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지난 2008년 스위스 최대은행인 UBS의 탈세 스캔들이 터지면서 이같은 영업에 대한 은폐작업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은 2008년부터 2011년까지 비밀영업 행위를 중단하면서 미국인 고객들에게 계좌를 폐쇄하고 미국 당국에 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칼 레빈 상임 소위원회 위원장은 “크레디트스위스의 비밀 영업행위는 미국 재정에 엄청난 손실”이라고 지적했다.

존 매케인 상원의원 역시 “이는 조직적인 행위”라고 비판하며 “크레디트스위스가 이같한 조세회피 중개를 일상적으로 벌여온 것 같다”고 말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지난 주 미국 고객의 초국가적 거래를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신고를 하지 않은 혐의로 1억9600만 달러를 배상하기로 합의했다.

앞서 UBS는 지난 2009년 조세회피 중개 혐의로 미국 당국에 7억8000만 달러의 벌금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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