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받은 소녀의 마음… 빈 의자는 공감의 자리”

입력 2014-02-24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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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소녀상’ 제작자 김운성씨

▲18일 프레스센터에서 만난 김운성(50)씨. 그는 앞으로도 이야기가 연결될 수 있는 작품을 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운성(50사진)씨는 평화의 소녀상을 제작하면서 당시 소녀들에게 감정이입이 돼 가슴이 아팠다고 했다. 낯선 땅에 끌려가 군인들에 둘러싸인 소녀들의 마음이 소녀상을 제작하는 동안 느껴졌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 12월 14일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 수요집회 1000번째를 기리며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 강제로 뜯긴 단발머리의 소녀가 의자에 앉은 채 일본대사관을 바라보고 있는 조각상이다.

김씨는 “어렸을 때부터 쉬쉬 하며 들리던 이야기가 1992년 김학순 할머니의 목소리를 통해 공개됐을 때 한국인의 굴욕감, 분노도 공식화됐다”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생각하다 제작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작품에 대해 상세한 이야기를 전했다. 할머니의 형상이 아닌 소녀의 형태로 작품을 제작한 이유는 본질이 ‘전쟁터로 끌려갔던 어린 소녀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직접적 표현이 역효과를 내리라고 판단했다. 오히려 일본대사관을 가만히 바라보는 눈빛을 담아 잔잔한 파문을 주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생각했다.

또 그는 소녀가 뒤꿈치를 든 채 앉아있는 이유에 대해 “상처 받은 이들을 위로는 못할망정 내쫓았던 과거를 생각하며 할머니들이 해방 이후에도 편안하게 발을 디딜 수 없었던 안타까운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의자의 빈자리는 돌아가신 할머니들의 역사”라며 “사람들이 그 옆자리에 앉아 공감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거제에 ‘일어선 소녀상’을 제작했다. 김씨는 “글렌데일 소녀상 철거를 주장하는 일본인들이 청원에 분노했다”며 “아베 정권이 평화헌법 9조를 수정하거나 폐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교학사의 위안부에 대한 표현 문제 등이 불거져 더는 앉아 있을 수만은 없다고 생각했다”고 소녀들이 일어서게 된 이유를 밝혔다.

또한 그는 “표현하고 싶은 것 중 반은 일본인의 전쟁에 대한 문제제기이며 반은 우리에 대한 이야기”라며 “예상치 못했지만 국민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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