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형의 이슈 마당발]개인정보 유출 ‘가짜 백신’

입력 2014-01-27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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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초유의 카드사 고객정보 유출로 온나라가 시끌거리던 어느날. 느닷없는 전화 한통이 걸려온다. “카드사”라는 말에 귀를 쫑긋하며 전화를 받았다. 물론 이제 ‘금융사’라고 하면 수화기 너머 상대방의 말투와 억양, 요구하는 정보까지 조심스럽게 살피는 버릇도 생겼다. 모르는 전화번호에 대한 경계심도 한몫을 한다. 이게 다 스미싱과 보이스피싱 탓이다.

걸려온 전화번호와 상대방의 대응 태도를 살펴보니 진짜 카드사다. 일단 “정보유출에 죄송”하단다. 그토록 전화기를 눌러대도 응답 없던 카드사가 먼저 전화를 걸어와 사과한다니 고마울 따름이었다. 그러나 그 다음 단계부터는 사정이 달랐다. '정중한 사과' 뒤에 날아든 내용은 새로 카드를 하나 만들면서 대출을 받으라는 내용이었다. 어이없고 황당했다. 정보유출로 분통이 터지는 마당에 대출을 종용하는 그들의 속내는 알 길이 없었다.

그나마 해프닝으로 끝났으니 다행이다. 카드사 정보유출은 다양한 방법의 또 다른 스미싱을 만들었다. 정보유출 여부를 확인해준다거나 비밀번호를 바꿔 주겠다며 개인정보를 캐내는 사건도 일어났다.

예컨대 누군가는 느닷없이 거액의 현금이 통장에 들어와 의아해하던 차에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돈을 잘못 송금했으니 돈을 다시 돌려달라”는 부탁이었다. 자기 돈도 아니기에 말없이 다시 송금해줬다. 알고보니 그 돈은 자기 이름으로 대출된 돈이었다. 대출된 돈이 본인 명의의 통장으로 입금된 것을 모르고 엉뚱한 범죄자에게 다시 그 돈을 송금해준 꼴이다.

우리는 이렇게 다양한 금융범죄와 싸우고 있다. 흡사 바이러스와 백신의 관계다. 금융사기에 대한 대책을 세우면 또 다른 형태로 금융범죄가 등장한다. 이를 막기 위해 새로운 방법을 강구하면 범죄는 또 다른 형태로 발전한다. 하나의 백신을 개발하면 또 다른 바이러스가 창궐하는 것과 다를 게 없다.

결국 해결 방법은 갖가지 금융범죄에 대해 촘촘하게 대응하는 수밖에 없다. 이 방법으로 전체 금융범죄를 막을 수 없으나 범죄에 대한 피해는 크게 줄일 수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여기에서 불거진다. 마치 대응 방법을 알려주는 듯하면서 또 다른 범죄를 저지르는 경우다. “정보유출로 인해 카드별로 카드론이 대출되는 중이니 바로 대응해야 한다”며 카드 비밀번호를 요구하는 경우다.

우리는 오늘도 수많은 바이러스, 즉 금융범죄에 노출돼 있다. 이를 막기 위해 다양한 백신이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해 퍼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백신 가운데 가짜 백신이 판을 친다. 백신을 가장한 또 하나의 바이러스인 셈이다.

이럴 경우 신중한 태도가 필요하다. 누군가 나를 위해 무언가를 대신해준다고 하면 일단 한번 의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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