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환사채 220억원에 대한 전환청구권을 행사해 원익IPS 주식 722만216주를 취득했다. 이는 발행주식 총수의 9.85%에 해당하는 규모로, 삼성전자는 전환청구권 행사로 단숨에 2대 주주로 뛰어올랐다. 전환가액은 3047원이다. 이날 원익IPS 종가가 8610원인 점을 감안하면 삼성전자는 400억원 가량의 평가이익을 거뒀다.
앞서 2010년 3월 15일 아이피에스는 시설자금 및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220억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했다. 이후 아이피에스는 아토와 합병해 원익IPS가 됐다. 사채표면이자율은 2.5%, 만기이자율은 5.0%이며 사채만기일은 2014년 3월 17일이다. 전환청구기간은 2011년 3월 17일부터 2014년 2월 17일까지다.
전문가들은 지난 9월 반도체 장비 세계 1위, 3위 업체인 AMAT와 TEL의 합병으로 가격 협상력이 제고됨에 따라 삼성전자가 국내 장비 업체들을 육성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분석한다. 특히 과거 AMAT 사건 이후 삼성전자는 장비국산화를 독려해왔고 중국 시안공장 설비투자 확대에 맞춰 중장기적인 그림이 형성됐을 것이란 설명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반도체 장비 업체 주식 전환은 매우 이례적인 경우”라고 지적했다.
이날 삼성전자의 지분투자 소식이 알려지면서 원익IPS의 주가는 전일보다 1.71% 하락한 8610원에 장을 마감했다. 물량 증가로 주주가치가 희석될 우려에서다. 개인이 49억원어치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9억원, 40억원어치 사들였다.
원익IPS의 올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각각 17.3%, 57.8% 감소한 2461억원, 135억원으로 집계됐고 당기순이익은 73% 급감한 56억원을 기록해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원익IPS의 최대주주는 11.16%의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는 (주)원익이며 (주)원익큐엔씨가 6.08% 지분율을 가지고 있다. 이번에 전환청구권이 행사된 722만216가 오는 1월 21일 상장되면 삼성전자는 지분율 8.97%로 2대 주주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