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재룡의 똑똑한 은퇴]노후빈곤을 맞이하는 베이비 부머들의 현실

입력 2013-12-19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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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재룡 한국은퇴연구소장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가계금융조사 자료에 의하면 50대 베이비 부머들이 재산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 3월말 기준 우리나라 가구당 보유자산은 3억2557만원이다. 하지만 50대는 4억2479만원을 보유하고 있다. 40대나 60대 가구는 50대보다는 1억원 정도 재산이 적었다. 이렇게 보면 세계에서 빈곤율이 가장 높은 60대와 달리 앞으로 노인이 될 50대들은 국민연금도 많이 가입해 있고, 재산도 다른 연령층보다 많으니 노후준비가 탄탄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지금 50대 베이비 부머들은 살얼음판을 걸어가듯 노후를 맞이하고 있다.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우선 첫 번째로 부채가 너무 많다는 점이다. 50대 가구의 부채는 평균 7700만원으로 부채비율이 무려 18%에 달한다. 50대들은 겨우 3억5000만원에 불과한 순자산을 갖고 노후를 맞이하게 된다. 아직 자녀가 대학을 다니고 있거나 결혼을 해야 하는 경우도 많아서 지출요소는 얼마든지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두 번째는 자산 중 부동산과 같은 실물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75%에 달하고 있다. 거의 대부분의 자산을 실물로 들고 있으니 은퇴 후 재산을 이용해 생활비를 조달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 게다가 아파트와 같은 주거용 부동산의 가격은 상당히 하락하고 있다. 베이비 부머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분당, 일산, 평촌과 같은 1기 신도시 아파트 가격은 4~5년 전에 비해 반토막이 났다. 설상가상으로 거래조차 되지 않기 때문에 금융자산으로 유동화하기도 어렵다. 주택연금에 가입한 가구가 불과 1만5000가구에 불과하니 많은 사람들이 부동산을 잔뜩 들고서 빈곤한 삶을 영위하고 있다.

세 번째는 재산규모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가계금융 조사에서 보면 40대와 50대의 재산규모가 지난해보다 줄어들고 있는데, 이는 부동산가격 하락, 부채 이자 지급, 자녀 지출, 경기침체 등으로 재산이 늘어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 가계부채가 조만간 10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므로 원리금 상환 부담이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베이비 부머들은 어떻게 해야 노후 빈곤을 피할 수 있을까? 우선 자기계발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대부분의 중장년은 재교육을 변변하게 받지 못하고 퇴직하자마자 곧바로 재취업 전선에 뛰어든다. 하지만 이들을 기다리는 일자리는 비전문직이거나 치열한 영업활동이 많다. 외국의 경우 은퇴자들은 적어도 6개월에서 2년가량 재교육을 받는다. 대학이나 사회교육단체에서 자신이 강점을 가진 분야를 다시 배우다 보면 전문성과 적성이 가미된 재취업의 기회를 찾아낼 수 있다. 아예 일자리를 스스로 만들어내는 창직(創職)도 많다.

다음으로 부동산 자산의 유동화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특히 주택연금을 많이 사용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우리 국민 대부분이 주택연금에 대해 지나치게 부정적이다. 자산 대부분이 주택인데 이를 주택연금으로 활용하는 방법밖에는 노후대비책이 없다. 경기침체로 시달리는 젊은이들이 중년층들의 주택을 매수할 가능성은 매우 낮을 수밖에 없다.

이대로 가다가는 베이비 붐 세대에서도 노후 빈곤 현상이 재발할 것 같다. 정부와 개인 모두가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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