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농]생산력을 극대화시키다 … 시설수박 생력재배

입력 2013-12-18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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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부와 연구자가 함께 만드는 현장농업 이야기 28

여름을 건강하게 나는 데 수박만큼 좋은 채소가 없다. 수박의 색을 붉게 하는 라이코펜 성분은 항산화 효과와 항암 효과가 탁월하며, 비타민 C가 풍부해 피부 미용에도 좋다. 수박은 수요가 많아 가격이 폭락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특히 품질 좋은 수박은 가격 경쟁력이 크다 보니, 고품질 수박 재배의 전문적 기술을 배우고자 하는 농가가 증가하고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고품질 수박 재배기술을 보급하기 위해 전국의 농업기술원, 농업기술센터와 공동으로 본 ‘시설수박 고품질, 저비용 생력재배 수익모델’ 연구사업을 진행했다. 신기술과 관행재배 기술을 수정 보완한 맞춤형 기술의 접목으로 노동력 절감과 상품성 향상 등 실용기술로의 효과적 정착이 기대되고 있다.

◇수박 장인의 노하우와 전문기술이 만나다

똑같은 지역에 똑같은 작물을 심어도 농작물에는 품질 차이가 난다. 어떤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고, 얼마나 정성을 쏟았느냐에 따라 맛과 품질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2012년 전북 고창에서 재배한 수박 한 통이 경매행사에서 무려 25만 원에 낙찰돼 큰 화제를 불러왔다. 일반 수박보다 20배가량 비싼 값이다. 30여 년간 수박농사를 지어온 ‘명품수박 장인’ 신건승 농가<사진>의 수박이었다.

오랜 경험에서 얻은 농가의 노하우와 농업기술원의 기술 지원이 만나 이뤄낸 쾌거였다.

수박 박사로 통하는 신건승 농가도 이번 연구사업에 참여했다. 재배 환경을 조금만 바꿔도 수박 품질 향상과 경영비 절감에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하는 그는 고품질 수박재배의 노하우를 이렇게 말했다.

“식물의 생리를 제대로 알고 그에 맞춰 토양, 영양, 대기환경, 병충해 관리를 종합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치 어린 자식 돌보듯 농부가 일일이 관리해줘야 좋은 품질의 수박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농촌진흥청의 총괄 하에 각 지역의 농업기술원과 공동으로 진행되는 본 연구는 신건승 농가를 비롯해 전국의 선도농가들이 참여해 고품질 수박 재배를 위한 현장연구가 진행 중이다.

◇정지기술 이용 생력재배로 노동력은 Down, 품질은 Up!

수박은 정식부터 수확까지 줄기유인과 곁가지 관리에 소요되는 노동력이 전체 농작업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박 정지기술을 재배현장에 적용한 결과 농업노동력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을 해소하고, 고품질 수박을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데 효과가 높아 농가의 호응을 얻고 있다.

시설수박 관행재배는 6m 이상 성장한 수박덩굴이 시설하우스 밖으로 뻗어 나가 온ㆍ습도 및 환기 관리에 어려움이 있고, 강우 시 각종 병해충에 감염되는 단점이 있었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과 충북농업기술원에서는 착과 후 어미덩굴 적심 재배기술을 적용하여 병해충과 생리장해 발생을 감소시키고 노동력을 절감하면서도 생산량과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었다.

논산시농업기술센터에서는 토양환경 개선으로 수박 품질은 향상되고 시비량을 줄이는 기술을 보급했다. 토양분석 결과에 따라 기비 및 웃거름 양을 조절하여 시비한 결과 비료 사용량은 절감되고 품질은 향상되어 농가의 소득이 향상되었다. 그 동안 높은 비료 가격 때문에 고민이 많은 농가의 경영비 절감, 환경오염 예방, 연작장해의 해결로 고품질의 수박 생산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조기 출하되는 수박은 저온기에 재배할 때 착과하기 1주일 전부터 착과 후 15일까지의 적정온도 관리가 품질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지만, 대부분의 시설농가에서는 단순히 보온만 하기 때문에 햇빛이 비치지 않을 때 적정온도를 확보하기 어렵다.

농촌진흥청과 전북농업기술원은 수박 품질 향상을 위하여 부직포, 탄산솔, 탄소 발열패드 등 새로운 농자재를 활용하여 생육단계별로 다양한 기술을 종합하여 패키지화한 기술을 농가에 보급하였다.

수박이 자라는 미세환경의 변화로 착과일시가 3일 정도 빨라지는 한편, 착과율이 높아졌으며 과중은 1kg 이상 증가되고 당도도 높아졌다. 착과 부위의 온도조절과 물냉초 水(수) 방지, 冷(냉) 방지, 草(초) 방지 작업은 생산성이 향상되고 품질이 향상되는 기술로 농가소득 증대와 직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명품 수박 탄생, 품질과 맛을 잡다

전북 고창 신건승 농가는 다년간 연작재배로 인한 생육부진을 해결하기 위해 토양 내 불투수층인 경반층을 깨뜨리는 ‘심토파쇄’ 기술을 활용한 결과, 토양 개선과 함께 당도와 생산량이 향상되는 효과를 얻었다. 또, 정식 전에 사용하는 화학비료를 50% 줄이는 대신 유기질 비료를 사용해 염류집적의 저하 등을 꾀하는 기술로 토양환경을 개선해 생산량을 증가시켰다.

경북 고령의 박해동 농가는 ‘고당도 수박 생산을 위한 칼슘제 살포와 토양수분 관리기술’을 활용해 과일 생장기에 토양수분 함량을 적절하게 유지하기 위하여 관수횟수를 증가함으로써 수박 무게를 기존 8.7kg에서 9.5kg으로 늘렸다. 과실 무게가 9kg 이상이면 특상품으로 분류된다. 또 칼슘제 화합물 엽면 살포 횟수를 증가시켜 당도 역시 기존보다 향상되었다.

본 연구사업에 참여한 14개 농가는 농촌진흥청에서 보급한 기술을 활용해 농약과 병해충 방제 노동력 등 경영비를 8.3% 절감했으며, 소득은 관행재배(무적심) 대비 13.2% 증가되었다. 이처럼 현장에 접목된 기술들을 통해 수박의 품질이 월등히 향상되고 노동력이 감소되는 성과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농업노동력 고령화에 따른 노동력 부족 현상 해소와 안정적인 수박 생산을 위해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확대 보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속적인 기술 개발과 보급으로 관행재배 타파

수박은 전국적으로 재배농가 수가 많고 재배면적이 넓어 농가의 중요한 소득작물 중 하나이다. 앞으로 그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본 연구사업에 참여한 농가들은 기술의 투입으로 수박의 당도, 외관, 아삭거림 등이 나아져 시장에서의 상품 가격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게 끝이 아니다. 수박은 다양한 방법으로 품질을 개선할 수 있는 작물이다. 소비자의 입맛이 점점 더 까다로워지고 있는 만큼 고품질 수박 재배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추가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신기술을 개발해 보급하는 농촌진흥청뿐만 아니라, 수박 생산이 많은 지자체에서도 수박의 안정 생산과 부가가치 향상을 위하여 각 지역 특성에 맞는 신품종 육성과 생산체계 확립, 수박 품질 향상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농가에서도 관련 신기술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적절하게 활용하여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채영 연구사는 “수박은 시장에 내놓기만 해도 어느 정도 수입이 보장돼 농가에서는 관행적으로 재배하려는 경향이 있다”면서 “각 지역에서 개별로 진행하던 연구를 전국적으로 통합하여 진행하고, 농가 또한 품질을 높이려는 노력을 기울인다면 수박의 가치를 한층 더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설수박 고품질, 저비용 생력재배 수익모델에 대해 관심 있으신 농가는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채영 연구사(031-240-3587)에게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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