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르노삼성… 하청기지 전락하나

입력 2013-12-17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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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비 줄이고 수입 판매에 의존 “전형적 하청 모델”

르노삼성자동차가 최대주주 르노그룹의 하청기지로 전략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르노삼성은 국내에서 작년 한해 800여명을 구조조정한 것을 포함해 전체 임직원의 20% 이상(1169명)을 떠나보냈다. 이 업체가 2012년 내보낸 임직원에 지급한 퇴직금은 481억여원으로 2011년 227억여원에 비해 53% 늘었다.

그러나 이 기간 르노삼성이 르노닛산그룹에서 파견된 30여명의 급여·복리후생비 명목으로 지출한 돈은 73억여원으로 2011년 50여억원을 뛰어넘었다. 내국인 임직원들이 일자리를 잃는 와중에 본사 임직원의 급여는 46% 오른 셈이다. 이와 함께 르노삼성이 지난해 르노닛산에 차량과 부품을 판매하고 연구용역을 수행해 올린 매출은 2011년 2조5116억여원에서 17.8% 줄어든 2조644억여원에 그쳤다.

그러나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로 업계는 연구개발(R&D) 비용의 삭감을 지적하고 있다. 르노삼성의 개발비는 2010년 48억원에서 2011년 26억원, 2012년 10억8000만원으로 3년째 줄었다. 조사 연구비도 2010년 21억원에서 작년 10억8000만원으로 반 토막이 났다. 특히 르노삼성은 2011년 2세대 ‘SM7’ 이후 신차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내년 3월부터 판매하는 ‘QM3’는 르노삼성이 개발한 차량이 아닌 유럽에서 생산되는 르노의 ‘캡쳐’를 수입 판매하는 것이다.

하지만 QM3가 당장 르노삼성의 판매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치기 어려울 전망이다. QM3가 국내에서는 유럽 판매가격보다 20% 싼 최저 2250만원에 판매되기 때문이다. 르노는 비싼 가격에 수출하고 르노삼성은 싼 가격에 판매하면서 대부분의 마진은 르노가 챙길 것이란 게 업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르노삼성은 르노에서 고가의 엔진과 변속기 부품을 수입하면서 고정비가 높은 상황이다. 여기에 QM3의 수입은 이 같은 구조를 악화시킬 것이란 관측이다.

부산공장의 생산량도 줄어들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지난 9월 방한한 르노그룹 아시아태평양지역 총괄 질 노만 부회장은 “부산공장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내수 시장에서 공급을 충당하는 것이지만 지금 판매 실적으로는 충분히 생산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작 부산공장에서 위탁 생산하는 닛산의 크로스오버 차량(CUV) ‘로그’는 국내에 팔지 않고, 인기를 끄는 QM3는 국내에서 생산하지 않고 있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국내에서 판매되는 차는 생산하지 않고 위탁생산만 맡기는 것은 대주주가 이익의 대부분을 챙기는 전형적인 하청기지 모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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