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일꾼에서 불법 도박까지, 이수근의 추락 [이꽃들의 36.5℃]

입력 2013-12-09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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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이수근(사진=뉴시스)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는 성실한 이미지를 쌓아 온 개그맨 이수근이 불법 도박에 손을 댔다. KBS 2TV ‘개그콘서트’의 ‘고음불가’에서 재치 있는 캐릭터로 웃음을 선사하며 대중에 눈도장을 찍은 이수근은 이후 같은 프로그램 ‘키컸으면’을 통해 비교적 키가 작은 자신의 신체 콤플렉스를 웃음으로 승화시키며 밝은 이미지를 구축했다.

강호동, 은지원, MC몽 등과 함께 KBS 2TV ‘해피선데이-1박 2일(이하 1박 2일)’에 합류한 그는 처음에는 스탠딩코미디에서 야외예능프로그램에 적응하지 못한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전국 팔도를 여행하는 프로그램의 특성에 항상 차를 몰며 운전사를 자처했고, 하찮은 역할이라도 프로그램에 존재감을 내고자 애썼다. 함께 출연했던 은지원이 지난 KBS 2TV ‘승승장구’에서 “이수근이 이제껏 5년 동안 ‘1박 2일’하면서 운전한 거리가 10만km 정도 될 것이다. 대리비만 받아도 10억 정도 될 것이다”라고 혀를 내두를 정도로 몸을 사리지 않았던 이수근이었다.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의 이수근-강호동(사진 = 양지웅 기자 @yangdoo)

점차 프로그램에 적응한 이수근은 엉터리 외국어, 슬랩스틱 등 재치 있는 입담을 선보이며 MC 강호동과 찰떡 호흡을 맞췄고, ‘1박 2일 시즌1’은 최고 시청률 40%대를 육박하며 국민 예능으로 자리매김했다. 그 중추적 역할에는 역시 이수근이 있었다.

‘1박 2일’을 통해 새로이 조명 받은 이수근은 개그맨 김병만과 무명 시절 반지하, 옥탑방을 전전하며 공채 시험에 번번히 낙방하며 고생하던 과거를 알리며 시청자에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후 KBS 2TV 토크쇼 ‘김승우의 승승장구(이하 승승장구)’에서 보조 MC로 출연하며 예능감을 펼치거나 출연자의 슬픈 사연에 공감하며 눈물을 몇차례 내보였다.

그간 발랄한 이미지로 웃음을 선사하던 이수근은 2012년 1월 ‘승승장구’ 100회 특집 주인공으로 출연해 자신을 둘러싼 실제 의외의 가정사를 털어놓으며 시청자에 눈물샘을 자극했다. 자신의 어린 시절 갑작스레 찾아온 신병으로 무속인이 돼 집을 떠난 어머니, 열달을 채우지 못하고 태어나 왼쪽 뇌가 온전치 못하다는 둘째 아들, 임신 중독증으로 인해 친정 아버지로부터 신장 이식을 받고 혈액 투석 중인 부인까지 불운이 겹친 그의 이야기에 시청자 역시 함께 울고 역경을 이겨내고 스타가 된 그에게 진심으로 찬사를 보냈다.

이 모든 모습을 기억하는 시청자에게 그는 실망과 충격을 줬다. 지난 11월 10일 탁재훈, 토니안, 붐, 앤디 등과 함께 불법 도박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은 사실이 언론에 보도됐다. 휴대전화를 이용해 스포츠 시합에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까지 판돈을 내건 일명 ‘맞대기 도박’을 한 것이다. 총 베팅 금액은 수억원대를 호가했다. 그에 대한 대중의 배신감은 실로 컸다. ‘국민’ 일꾼의 극단의 대척점인 불법 도박을 한 이수근에게 실망감과 함께 비난을 쏟아냈다.

그가 불법 도박한 3억여원은 서민에겐 엄청난 돈이다. 2013년 최저 시급은 4860원. 내년부터는 전년 대비 7.2% 인상된 5210원이 근로자가 생활 안정을 위해 한 시간 동안 일했을 때 최저로 보장 받을 수 있는 한도 금액이다. 올해 초 민주통합당 홍종학 의원이 2011년 국세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월 최저 임금 97만 6000원보다도 소득이 적은 국민은 676만명에 달하며, 국세청에 소득을 신고한 국민 1887만명 중 절반인 943만명은 월소득 140만 6000원에도 못 미치는 벌이를 했다.

▲KBS 2TV '해피선데이-1박 2일'의 이수근(사진=KBS 2TV 방송 화면 캡처)

오랜 무명생활 그리고 힘들었던 가정사 그리고 아내의 아픔 등을 이겨내고 성실한 연예인 이미지로 대중의 사랑을 받은 이수근은 정반대의 행태로 추락했다. 철저한 자기 관리와 도덕성이 뒷받침 돼 자신의 인기를 일궈가지 않는다면 스타의 자리를 유지 할 수 없다.

예능계 올 한해 인기도를 입증하는 연말 시상식에 이렇다 할 구설수에 이름을 올린 바 없는 김병만, 유재석 등이 대상 후보자로 꼽히고 있다. 유력했던 이수근은 시상식을 보며 뼈아픈 눈물을 흘려야 할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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