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ㆍ유소연도 ‘무력화’ 리디아 고의 신무기 [오상민의 현장]

입력 2013-12-09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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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 유소연과 함께 한조에서 플레이하는 리디아 고(우).(사진=KLPGA)

16세 소녀 리디아 고(뉴질랜드ㆍ고보경)가 다시 한 번 일을 냈다.

8일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개막전 스윙잉 스커츠 월드 레이디스 마스터스 우승은 리디아 고의 성공 프로데뷔를 자축하는 신호탄이었다.

지난달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CME그룹 타이틀홀더스에 이어 프로데뷔 단 두 대회 만에 정상에 오르는 저력을 보인 리디아 고는 이제 겨울 전지훈련을 통해 내년 시즌 미국 본토에서의 우승에 도전한다.

이번 대회에서 입증된 그의 저력은 그야말로 소름이 돋을 정도다. 좁고 험난한 페어웨이를 향해 날리는 과감한 드라이버샷, 점점 정교해지고 있는 쇼트게임, 거기에 강철 마인드컨트롤과 에티켓까지 지녔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면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다. 그것도 박인비(25ㆍKB금융그룹), 유소연(23ㆍ하나금융그룹)과의 챔피언조 플레이였다. 누구라도 리디아 고의 승리를 예측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박인비, 유소연 선수는 내가 컨트롤할 수 없었다. 내 플레이에만 집중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동반 플레이어를 의식하지 않고 코스와의 싸움에만 전념한다는 것은 골프의 기본 중의 기본이다. 리디아 고는 골프 천재로 불리지만 기본에도 충실했다는 증거다.

어릴 적부터 천재적인 기량을 발휘하는 선수는 많다. 물론 프로데뷔 후 평범한 선수로 전락하는 선수도 많다. 상금에 대한 중압감과 기본기, 그리고 자기관리에서 문제점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특히 상위 그룹일수록 기본기는 더 강조된다.

그러나 요즘 우리 사회는 기본기보다 기교와 요령 터득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뛰어난 업무능력과 발군의 실력을 갖춘 사람은 천재여서가 아니다. 남다른 노력과 열정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반면 어리석은 사람은 열정과 노력을 요령과 기교로써 만회하려 한다. 기본기 없는 기교와 요령은 프로 세계에서 통용되지 않는다. 프로데뷔 후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사라져간 수많은 천재들의 공통점이기도 하다.

아마추어 시절은 타고난 소질과 환경에 의해 결과가 좌우되는 경우가 많다. 어쩌면 노력이 환경을 뒤집을 수 없는 시기일 수도 있다. 그러나 프로 세계는 노력과 열정이 결실을 맺는 시기다. 어떤 요령과 기교도 노력(기본)과 열정을 꺾을 수 없다.

전 세계 언론이 리디아 고에 주목하는 이유는 단순히 천재성 때문이 아니다. 기본기에 충실한 노력과 열정이 그의 천재성을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그것이 박인비, 유소연도 무력화시킨 리디아 고의 신무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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