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여대의 버스와 기차, 승용차를 타고 온 2000여 명(경찰추산 1300여 명)의 참가자들은 지난달 30일 밀양시 단장면 동화전마을 등 송전선로가 지나는 마을에 도착해 1일까지 송전탑 중단 활동을 벌였다.
참가자들은 송전탑 건설 현장 진입로 곳곳에서 경찰과 가벼운 충돌을 일으키거나 대치했지만 특별한 불상사는 없었다. 이어 송전탑 공사가 벌어지는 11개 마을로 들어가 밀양 주민들의 고통을 위로하는 행사를 열었다. 송전선로가 지나는 단장면 도곡마을에서는 시위대 100여 명이 경찰 저지선을 뚷고 공사 현장 앞까지 가기 위해 경찰과 대치하다 스스로 내려왔다.
1일에는 765㎸ 송전탑 건설 예정지 중 한 곳인 밀양시 산외면 보라마을 인근 논 한가운데에 원형 베일을 원뿔 형태로 쌓아 '밀양의 얼굴들'이라는 제목의 조형탑을 세웠다.
탑 꼭대기에는 "밀양 765㎸ OUT" 이라고 적힌 깃발을 꽂았다. 조형탑이 세워진 이곳은 지난해 1월 고 이치우씨가 송전탑 공사에 반대하며 분신했던 곳이다. 한전은 이치우씨 개인 소유 논 한 가운데 102번 송전탑을 설치할 예정이다. 한전이 가장 늦게 송전탑을 세울 것으로 예상되는 곳이다.
희망버스 참가자들은 해산에 앞서 이 상징탑을 둘러본 뒤 보라마을 입구에서 마무리 집회를 열고 "이 순간 이후의 각자의 일터와 삶터 곳곳에서 밀양 송전탑의 부당성을 알릴 것"이라며 "밀양 마을과 자매결연을 하고 지속적인 연대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밀양 희망버스에는 환경운동연합, YMCA, YWCA, 건설노조, 희망연대, 녹색소비자연대, 비정규직센터, 녹색연합, 밀양송전탑 전국대책회의, 천주교 인권위원회 등 70∼80개 단체가 참여했으며 한진중공업·쌍용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 일반 시민과 대학생 등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