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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개발과정에서 개발팀과 실험팀은 매번 기싸움을 벌인다. 개발팀은 빈틈없는 제품 성능을 위해 만전을 기하고, 실험팀은 제품에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실눈을 뜨고 샅샅이 훑어본다. 창과 방패처럼 수십 번, 수백 번에 걸쳐 찌르고 막는 과정에서 제품은 최고의 품질로 다시 태어난다.
자동차 부품회사 만도의 김영철 설치실험2팀 책임연구원의 임무는 찌르는 역할이다. 개발이 잘 됐는지, 품질에 문제는 없는지 그는 늘 개발팀을 향해 창을 세운다. 지난 21일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만도 공장에서 김 연구원을 만났다. 공장 곳곳에는 위장막으로 가려진 신형 자동차들이 주차돼 있었다. 김 연구원은 이들 차량을 직접 운전하고 실험하며 차량에 적용된 만도 부품을 검증하는 업무를 하고 있다.
“만도의 부품이 들어간 차에 대해서 평가하고, 문제가 있다면 원인이 무엇인지 점검하는 곳이 바로 실험팀입니다. 양산될 차들을 평가한 뒤 문제가 있다면 리포트를 만들어 수정하는 역할입니다.”
실험팀의 임무는 중요하다. 제품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미리 발견하지 못하면 납품에 큰 타격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김 연구원을 비롯한 실험팀 연구원들은 만도의 부품이 들어가지 않은 신차가 나올 때마다 차량을 구매해 평가하기도 한다. 또 스웨덴 알제프로그, 중국 흑하 등 영하 40도에 이르는 환경 속에서 혹한기 테스틀 진행해 차량 부품을 필터링한다.
이렇게 깐깐하게 차량 부품을 실험하다 보니 한번에 김 연구원을 100% 만족하는 부품을 찾기는 쉽지 않다.
“개발을 잘하는데 평가가 무능하면 치명적인 제품 오류를 검출하지 못합니다. 반대로 평가를 아무리 잘해도 개발을 못하면 제품을 만들 수 없죠. 개발팀과 실험팀은 창과 방패의 관계랄까요? 그래서 매번 부딪히고, 더 좋은 제품이 나오게 되는 겁니다.”
김 연구원에게 바람이 있다면 더 까칠한 후배들을 양성하는 것이다. 후배들에게 노하우를 전수해 베테랑 평가기술 엔지니어를 많이 배출하는 것. 그는 자동차에 미친 엔지니어들의 손에서 더 좋은 국산 자동차 부품이 만들어지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