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금왕 박인비는 요령 없는 골퍼 [오상민의 현장]

입력 2013-11-25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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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금융그룹)

박인비(25ㆍKB금융그룹)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2년 연속 상금왕에 올랐다.

한국인 첫 ‘올해의 선수’ 수상에 이은 겹경사다. 박인비는 올해 메이저 대회 3연승을 비롯해 6승을 수확, 생애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지난 2008년 US여자오픈 우승 이후 수년 동안 극도의 슬럼프에 시달렸던 그로서는 그야말로 드라마틱한 반전이다.

그는 슬럼프 극복을 위해 많은 것을 바꿨다. 우선 자신감 회복을 위해 주 활동무대를 일본으로 옮겼다. 약혼자 남기협 씨의 도움으로 스윙을 뜯어 고치면서 플레이스타일에도 변화를 줬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그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활동 기간(2010년부터 지난해) 우승 4회, 준우승 10회를 차지하며 1억8177만엔(20억원)의 상금을 벌었다.

자신의 단점 극복을 위해 치밀한 노력을 기울인 결과다. 무리해서 파워를 늘리기보다 쇼트게임과 퍼팅 장기를 살린 것이 대표적인 예다. 결국 지금의 전매특허 쇼트게임은 수년간의 시련을 통해 만들어진 산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23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 주 네이플스 티뷰론 골프클럽 내 리츠칼튼 호텔에서 진행된 LPGA투어 2013 롤렉스상 시상식에서는 박인비의 치밀함이 다시 한 번 돋보였다. 10여분에 달하는 영어 스피치를 통해서다.

그는 스피치 후 시상식 참가자들로부터 호평을 이끌어냈다. “골프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를 해도 성공했을 것”이라는 극찬까지 이어졌다.

정말 그럴까. 박인비는 골프든 스피치든 어려운 것을 쉬워 보이게 하는 능력을 지녔다. 그러나 그는 스피치를 위해 ‘올해의 선수’ 수상이 확정된 후 5일간 연설문을 썼다. 올해 자신을 위해 고생했던 사람들을 위해 솔직한 마음을 담아내고 싶어서다. 무엇보다 “한국 사람이라 스피치를 못 한다”라는 말은 듣고 싶지 않아 더 노력했다고 한다.

박인비가 하면 더 쉬워 보이는 전매특허 쇼트게임, 교과서적은 아니지만 편안해 보이는 스윙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장ㆍ단점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그를 보완하기 위해 치밀한 노력을 기울인 덕에 정상의 자리에 우뚝 설 수 있었다.

요즘은 인생을 쉽게 살아가려는 사람들이 많다. 젊은 사람일수록 더 그렇다. 피나는 노력은 기피하면서 요령 습득에만 혈안이다. 공부 잘하는 요령, 면접 잘 보는 요령, 시험 잘 치는 요령, 골프 잘하는 요령 등이다.

박인비의 전매특허 쇼트게임도 TV를 통해 보면 노력이라는 과정은 생략돼 있다. 따라서 요령만 터득하면 누구나 할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이 든다.

감동의 스피치도 그랬다. 만약 박인비가 정상에 서지 못한 사람과 다른 점이 있다면 그것은 아마 요령보다 노력이라는 과정을 중시했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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