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의중의 휘뚜루마뚜루]여론에 눈·귀 막은 공천경쟁

입력 2013-11-25 10:56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내년 6월 지방선거 필승을 위한 여야 간 물밑 경쟁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특히 지방선거의 상징인 서울시장 자리를 놓고 충돌이 거세지고 있다. 기필코 탈환하겠다는 새누리당과 목숨 걸고 사수하겠다는 민주당 사이의 신경전은 이미 선거의 막이 올랐음을 증명한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이끌 신당까지 가세하면 싸움은 더 복잡하고 다양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사실 각 당 내부에서 벌어지는 공천경쟁에 비하면 이런 건 아무것도 아닐지 모른다. 집안싸움은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지만 본선보다 더 잔인하고 치열하다.

서울시장 공천 경쟁만 봐도 그렇다. 여당인 새누리당의 경우 경선을 거친다고는 해도 대통령의 의중이 한쪽 주자에 쏠리면 이변이 없는 한 결과는 뻔하다.

그래서인지 최근 청와대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호남 출신인 김황식 전 국무총리를 낙점했다는 얘기가 돌면서 공천을 노리던 다른 주자들의 주 타깃이 되고 있다. 김 전 총리를 둘러싼 확인되지 않은 온갖 소문이 퍼져나가고 있고, 그의 뒤를 캐는 사람도 많아졌다. 다른 주자들끼리도 서로를 할퀴고 깎아 내리기 일쑤다.

민주당에선 박원순 시장의 반대세력을 중심으로 박 시장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보고서가 올라오고 있다. 박 시장 측에선 이에 대한 반박과 가시화되지 않은 안철수 신당 후보를 밀어내기 위한 명분과 논리를 퍼뜨리는 데 한창이다.

좀처럼 주목받지 못하는 작은 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곳곳에서 벌어지는 천태만상이 가관이다.

전북의 한 지역에선 최근 후보로 나설 주자들의 부인들끼리 머리채를 잡는 웃지 못 할 사건이 있었다. 단체장 선거에 나설 한 지역당 간부의 부인이 현직 단체장을 흠집 내기 위해 안 좋은 소문을 내고 다니다 단체장 부인의 귀에 들어가면서 길거리 난투극이 벌어졌다. 이 사건으로 양측 모두 전치 2주 이상의 부상을 입었다고 한다.

수도권의 한 기초단위 지역에선 새누리당 당협위원장이 공천신청 최소 자격조건으로 ‘신규 당원 5000명 확보’를 내 건 곳도 발견됐다. 국회의원을 지낸 한 인사를 밀어주기 위해 새로운 룰까지 만든 것이다. 일반인은 당원 5000명을 가입시키는 게 어렵지만 수년간 터를 닦아 놓은 전직 의원에게는 식은 죽 먹기나 마찬가지라는 게 주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여의도에선 지금도 공천에 영향력이 큰 국회의원에게 눈도장을 찍기 위해 뻔질나게 의원회관을 드나드는 사람들이 끊이질 않는다. 이런 분위기를 방조하고 오히려 조장하기까지 하는 권력자들도 남들이 보기엔 그 나물에 그 밥이다.

굴욕감과 세간의 비난을 감수할 정도로 권력은 그렇게 달콤한 걸까. 굶주린 하이에나들의 먹이다툼과 같은 공천경쟁, 그리고 줄 세우기는 선거 때면 흔한 광경이지만 언제 봐도 고개를 가로젓게 만든다. 정당공천을 폐지하자는 주장이 왜 나오는지 이 사람들만 모르는 것 같다.

정치에 대한 불신과 혐오감도 바로 여기서부터 시작되는 게 아닌가.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2024 여의도 서울세계불꽃축제' 숨은 명당부터 사진 찍는 법 총정리 [그래픽 스토리]
  • "원영 공주님도 들었다고?"…올가을 트렌드, '스웨이드'의 재발견 [솔드아웃]
  • '50-50' 대기록 쓴 오타니 제친 저지, 베이스볼 다이제스트 'MLB 올해의 선수'
  • "오늘 이 옷은 어때요?"…AI가 내일 뭐 입을지 추천해준다
  • “이스라엘, 헤즈볼라 수장 후계자 겨낭 공습 지속…사망 가능성”
  • "아직은 청춘이죠"…67세 택배기사의 하루 [포토로그]
  • 뉴욕증시, ‘깜짝 고용’에 상승…미 10년물 국채 금리 4% 육박
  • 끊이지 않는 코인 도난 사고…주요 사례 3가지는?
  • 오늘의 상승종목

  • 10.04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3,748,000
    • -0.39%
    • 이더리움
    • 3,254,000
    • -0.52%
    • 비트코인 캐시
    • 433,500
    • -1.05%
    • 리플
    • 718
    • -0.55%
    • 솔라나
    • 192,100
    • -0.93%
    • 에이다
    • 471
    • -0.63%
    • 이오스
    • 638
    • -0.78%
    • 트론
    • 208
    • -1.42%
    • 스텔라루멘
    • 125
    • +1.63%
    • 비트코인에스브이
    • 61,650
    • -0.4%
    • 체인링크
    • 15,150
    • +1.41%
    • 샌드박스
    • 341
    • -0.29%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