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경택 감독 “‘친구2’ 왜 만드는데? 예상밖 반응이었다” [스타인터뷰]

입력 2013-11-14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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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개봉 후 12년 만에 속편 ‘친구2’의 메가폰을 잡은 곽경택 감독이 7일 오후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가진 이투데이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사진 = 노진환 기자 myfixer@))

곽경택 감독은 1997년 영화 ‘억수탕’으로 데뷔한 후 ‘태풍’ ‘사랑’ ‘눈에는 눈 이에는 이’ ‘통증’ 등 다수의 작품을 연출했지만 그의 작품 중 가장 빛나는 것은 역시 ‘친구’이다. 지난 2001년 개봉해 818만 관객을 동원하며 청소년관람불가 영화의 신기록을 쓴 ‘친구’가 12년 만에 속편을 들고 나왔다. 이번에도 메가폰은 곽경택 감독이 잡았다.

‘강산이 변한다’는 1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친구’는 여전히 향수로 자리잡고 있다. “니가 가라 하와이”, “느그 아버지 뭐하시노?”, “고마해라 마이 묵었다 아이가” 등의 유행어는 지금도 생생하다. 곽경택 감독은 최근 진행된 이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전편의 성공이 낳은 부담감을 여실히 드러냈다.

“전편에 대한 사랑이 너무 진했다. 데이터로 보면 818만명의 관객이 들었지만 마니아층 300만명이 3~4번씩 본 것 같다. 그들이 ‘친구2’를 만든다고 했을 때 환영의 말이 아니라 ‘왜? 뭐하려고 만드는데?’라는 반응을 보였다. 예상 밖이었지만 ‘친구2’를 하면서 ‘친구’가 사람들 마음속에 진하게 남아있다는 것을 알았다. 영화가 완성되어 갈수록 전작이 부담스럽게 다가왔다.”

“후광과 멍에가 같이 온다”고 말한 곽경택 감독은 ‘친구2’를 제작할 생각이 없었다. ‘친구’는 속편을 염두에 두고 만든 영화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러던 중 부산국제영화제 참석차 부산을 방문한 곽경택 감독의 뇌리에 스토리가 운명처럼 스쳐 지나갔다. ‘친구2’가 12년이 지나서야 나온 이유이다.

“그동안 머릿속을 관통하는 이야기가 없었다. 유오성과 영화 ‘챔피언’까지 찍고 서로의 오해로 서운해진 부분도 있었다. ‘친구2’에 대한 생각을 전혀 안 하다가 부산에서 운명처럼 이야기가 떠올랐다. 어떻게든 영화로 만들고 싶었다. 그런 욕망에 사로잡혀 1년간 ‘친구2’만 생각했다.”

▲영화 '친구2' 김우빈-유오성(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친구2’는 동수(장동건)의 죽음으로 비극적인 결말을 맞았던 전편에 이어 17년 뒤 감옥에서 출소한 준석(유오성)이 동수의 숨겨진 아들 성훈(김우빈)을 만나게 되면서 시작된 끝나지 않은 그 날의 이야기를 그린다. 전편에 이어 출연하는 유오성은 ‘친구2’를 만들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고, 김우빈은 첫 영화임에도 곽경택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유오성은 좋은 연기자이다. 현장에서 함께 일하면 즐길 수 있다는 행복감이 있다. 나하고 이런 인연의 부침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누가 있겠나? 언제든지 서로 동의하는 이야기가 있으면 함께 하고 싶다. 김우빈은 자질이 충분하다. 초반에는 우려도 깊었지만 캐치가 빠르고 노력을 많이 해 고생을 아예 안 시켰다.”

곽경택 감독은 17년 만에 출소한 준석을 통해 중년의 외로움을 그리려 했고, 세상과 단절된 성훈이 준석을 통해 부성애를 느낄 수 있도록 감정을 배분했다. 곽경택 감독의 의도는 ‘친구2’의 결말에서 잘 드러난다.

“준석에게 마지막으로 남은 정서는 서러움과 쓸쓸함이었다. 또 성훈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부성애를 느낀 준석에 대한 자기만의 감정이 있었다.”

▲'친구2'로 돌아온 곽경택 감독(사진 = 노진환 기자 myfixer@)

곽경택 감독은 ‘친구’를 통해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조직폭력배 미화 논란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었다. 곽경택 감독은 그런 부정적 시선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수없이 경험해왔다.

“조직폭력배를 소재로 영화를 만들었는데 ‘친구’가 그 당시 사회문화현상이 될지 누가 알았겠나. 조직폭력배와 엮여있는 것처럼 나쁜 이미지가 굉장히 부담스러웠다. 사실은 그게 아닌데... 한 강력계 형사에게 그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내가 그리고 싶었던 것은 우정이고 내 실제 이야기를 담아 그리다보니 우정을 전달하는 소재가 건달일 수밖에 없었다. ‘친구2’는 다르다. 해당 논란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곽경택 감독은 14일 ‘친구2’의 개봉을 앞두고 인터뷰와 방송 출연으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몸이 피로하지 않나?”라는 질문에 그는 “개봉 전에 가만히 기다리는 것보단 낫지 않나요?”라고 반문한다.

“모든 상업영화 감독들이 그렇겠지만 투자자에게 손해 안 끼치고 기대에 부응했으면 좋겠다. ‘친구2’에 대한 질타가 무섭기도 하지만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 치열하게 영화를 찍는 것이다. 그 원칙에 나름 충실했다. 관객 두 분 중 한 분은 질타하고 한 분은 칭찬했으면 좋겠다. 바람이 있다면 올해 나온 한국 느와르 영화 정도의 성과는 냈으면 좋겠다.”

인터뷰 내내 ‘친구3’ 제작에 부정적 입장을 전하던 곽경택 감독은 “지금처럼 10년의 세월이 흐른다면 또 모르지 않나”라는 기자의 말에 “10년이 지나면 또 모른다”고 호탕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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