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끊이지 않는 가요계 표절시비 -유혜은 문화부 기자

입력 2013-11-05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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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계가 또 표절 시비로 몸살을 앓고 있다. 프로듀서 프라이머리가 MBC ‘무한도전-자유로 가요제’에서 선보인 ‘아이 갓 씨(I got C)’가 네덜란드의 여가수 카로 에메랄드(Caro Emerald)의 노래 ‘리퀴드 런치(Liquid Lunch)’와 비슷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가수 아이유의 노래 ‘분홍신’의 표절 시비가 불거진 것이 불과 얼마 전의 일이다.

프라이머리의 소속사는 “레트로 스윙이란 장르적 유사성 때문에 생긴 해프닝”이란 해명을 내놨다. 어쩐지 해프닝에 그쳤으면 하는 바람이 느껴지는 대응이다. ‘장르적 유사성’은 ‘분홍신’ 논란 때도 나왔던 해명이다. 한때 가장 좋은 표절 의혹 해명거리였던 ‘샘플링’에 이어 새로운 ‘마법의 단어’로 ‘장르적 유사성’이 자리매김할 것만 같은 모양새다.

인터넷의 발달은 K팝을 전 세계에 빠른 속도로 전파했지만 그만큼 전 세계의 음악을 손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정보의 바다에서 수많은 멜로디를 건져 올려 잘 손질하면 히트곡 하나를 만들 수 있는 세상이다. 한 가요 관계자는 우스갯소리처럼 “공동 작곡이 판치는 이유가 있다”는 말을 흘렸다. 3분 남짓한 곡에 대한 책임감을 여러 사람이 나눠 가지면서 양심은 깃털처럼 가벼워지고 있는 것이다. 양심은 가벼워도 주머니는 두둑해진다. 아이러니한 일이다.

가장 큰 문제는 일부 창작자들의 안일한 마음가짐이 선량한 이들의 창작 환경을 좀먹는다는 점이다. 어디선가 들어본 노래가 음원 차트 상위권을 장악하는 현실 속에서 피땀 흘려 좋은 곡을 만들겠다는 열정은 빛을 잃을 수밖에 없다. 쉽게 가려는 유혹은 결국 우리 가요계를 망치고 만다.

K팝 열풍을 타고 해외에서 우리의 콘텐츠를 모방하는 경우가 심심찮다. 하지만 우리가 그들 앞에서 떳떳할 수 있을까. 자문해 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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