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사업구조 개편 다음은 건설?

입력 2013-11-05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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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삼성ENG 지분 대폭 늘려 합병설 ‘솔솔’…이부진 사장 부담 덜어주기 분석도

삼성물산이 삼성엔지니어링 지분을 대폭 늘리면서 또다시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설이 불거졌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물산이 보유한 삼성엔지니어링 주식은 지난 2일 기준 91만9148주(2.30%)다.

삼성물산은 지난 7월 중순까지만 해도 삼성엔지니어링 지분을 단 한 주도 보유하고 있지 않았지만 7월 31일 10만주 매수를 시작으로 불과 석 달 만에 지분율을 2%대로 높였다. 삼성물산은 지난 9월 26일부터 10월 16일까지 삼성엔지니어링 주식을 꾸준히 장내 매수해 지분율이 1.82%(72만7553주)에서 2.30%로 확대됐다.

사실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현재 삼성그룹에는 삼성물산, 삼성ENG, 삼성중공업, 삼성에버랜드 등 4개사가 건설사업을 벌이고 있다. 때문에 관련 업계에서는 건설사업을 하나로 통합해 효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 가운데 삼성물산이 삼성ENG 지분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리자 증권가에서는 삼성물산이 삼성ENG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해 지분을 늘리고 있다는 관측이 대두됐다.

하지만 이런 일각의 추측에 대해 삼성물산 측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삼성엔지니어링 주식 취득은 투자가치 제고와 협업 차원이라는 것. 삼성물산 관계자는 “단순 투자 목적으로 매집한 것이 증권가에선 두 회사 간 인수·합병설로 번졌다”며 “최근 실적이 좋지 않지만 삼성엔지니어링의 중장기 성장성에 대한 투자가치가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유화플랜트 등에 강점을 보이는 삼성엔지니어링과 향후 사업분야에 대해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을 수 있는 공동 협업체계 강화 의도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지만 재계 일각에서는 장기적 관점에서 삼성이 후계 구도 정리를 위한 작업의 일환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삼성그룹은 최근 제일모직의 패션부문 분리, 삼성SDS와 삼성SNS 합병 추진을 계기로 향후 후계 분할 과정에서 건설부문이 누구 몫이 될지 주목받은 바 있다.

현재 삼성 오너일가 중 삼성엔지니어링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것은 이건희 회장의 둘째 사위로, 이서현 부사장의 남편인 김재열 사장이다. 그는 최근 실적이 크게 악화되며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경우 삼성석유화학 지분 33.2%를 소유한 최대주주이고 또 삼성물산의 고문으로 건설부문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해 왔다. 이 사장은 건설부문에 대한 애정도 남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그룹 내 건설과 석유화학부문은 이부진 사장의 몫이란 의견도 적지 않다.

최근 삼성엔지니어링이 실적 부진 등을 밝히며 부실을 대거 털어낸 것 역시 회사를 조기에 클린화해 이부진 사장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포석으로 볼 수도 있다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즉 두 회사의 합병이란 큰 그림의 일환으로 주주 배정 유상증자에 대비해 주식을 취득했다는 해석이 제기되는 것 역시 이런 예상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변화에 따라 삼성엔지니어링이 어떤 역할을 할지 시나리오가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변화 조짐이 나타나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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