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치권의 예산안 합의 실패로 1일(현지시간) 연방정부 일부 기능이 정지되는 셧다운(Shutdown)이 시작됐다.
이날 셧다운으로 80만명이 넘는 연방정부 직원이 일시적으로 해고됐다. 워싱턴의 의회도서관과 미국 전역의 국립공원이 문을 닫는 등 셧다운 여파가 가시화됐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이날 창설 55주년을 맞았으나 셧다운으로 전체 직원 1만8000여 명 중 97%가 강제 무급휴가를 받았다.
정부의 중요한 경제지표 발표도 지연되거나 중단됐다. 상무부는 당초 이날 8월 건설지출을 발표할 계획이었으나 결국 취소했다.
뉴욕증시 다우지수가 0.4%, 범유럽증시지수인 스톡스유럽600지수가 0.8% 각각 오르는 등 시장은 차분한 분위기를 보였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이날 12월 인도분 금 가격은 전일 대비 3.1% 급락한 온스당 1286.10달러로 마감했다. 셧다운에도 안전자산인 금 수요가 오히려 줄어든 것이다.
셧다운으로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양적완화 규모 축소 등 출구전략을 미룰 것이라는 관측이 커졌다. 셧다운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도 이날 시장 분위기를 뒷받침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이 셧다운보다 경제에 더 큰 충격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제이콥 루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주 존 베이너 하원의장에게 보낸 서신에서 “10월 17일이면 연방정부가 국채 이자 지급 등에 쓸 현금이 300억 달러에 불과하게 될 것”이라며 부채한도 상향을 촉구했다.
아이라 저시 크레디트스위스(CS) 금리 전략 부문 이사는 “앞으로 2주가 결정적인 시간이 될 것”이라며 “사실 가능성은 낮지만 정치권이 매우 위험한 실수(부채한도 상향 실패)를 저지를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최근 이달 중순까지 부채한도가 상향되지 않으면 미국에 ‘선택적 디폴트(SD)’등급을 부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SD는 일부 부채에 대해 정해진 기일에 정상적으로 상환하지 못하는 상황을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