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正論]중소기업 성장에 필요한 것은- 이동주 IBK경제연구소장

입력 2013-09-25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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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키아, 코닥, 소니의 공통점은 한때 세계 최고의 기술을 보유한 글로벌 초일류 기업이었지만, 변화의 흐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한순간 쇠락의 길로 들어선 기업이라는 점이다. 이처럼 기업을 둘러싼 제반 환경은 따라잡기 힘들 정도로 정말 빠르게 변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경영환경 변화도 크게 다르지 않다.

경제성장률이 높던 시절에는 생산관리를 잘하면서 제품을 생산하면 판매가 되었고, 그러면서 기업 성장이 가능했다. 그러나 저성장, 무한경쟁 등으로 대변되는 지금은 ‘좋은 제품’을, 경쟁사보다 ‘낮은 가격’으로 보다 ‘빨리 생산’해야만 생존할 수 있고, 성장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다시 말해 기업 경쟁력을 결정하는 요소가 토지, 노동, 자본 등 생산요소 중심에서 기술력, 창의성, 소프트웨어 등 가치창출 능력으로 변한 것이다.

우리 중소기업의 현실은 어떠한가?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중소제조업의 1인당 생산성은 9900만원으로 대기업 3억5300만원의 28% 수준에 불과하다. 중소기업의 생산성이 낮은 이유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겠지만, 그 주요 원인은 기술력의 열위와 공정의 자동화 부진이다. 기술력 향상과 공정의 자동화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기술개발 투자와 최신 설비 확충이 필요하나, 자금·인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에겐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로 인해 많은 중소기업들은 기술력을 기반으로 세계에 진출하기 어렵다보니 내수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할 수밖에 없다. 대기업과의 수급관계에서 발생하는 공정한 성과배분 문제도 중소기업의 수익성 확보와 이를 통한 생산성 향상에 하나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우리경제의 활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중소기업의 생산성을 높여 나가는 일이 중요하다. 이런 측면에서 몇 가지 과제를 생각해 본다.

첫째, 중소기업 자금조달 방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중소기업은 필요한 자금의 거의 대부분을 은행대출과 같은 간접금융으로 조달하고 있다. 직접금융의 활성화를 통해 기업의 생산성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설비투자자금은 직접금융으로 조달할 수 있도록 해 비용을 줄여 나가야 한다.

둘째, 기술인력을 꾸준히 양성해 나가야 한다. 우수한 인력들이 중소기업에 장기 근무할 수 있도록 병역우대 등과 같은 다양한 인센티브를 마련해야 함은 물론, 중소기업의 기술 축적을 위해 은퇴한 기술보유자와 중소기업 간의 인력 매칭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

셋째, 중소기업에 대한 기술개발 지원 방식의 획기적 개선이 필요하다.

정부 연구개발(R&D) 예산의 75%가 공공·연구기관과 대학에 투입되고 있다. 이에 대한 성과평가를 ‘기술의 개발’에서 ‘개발된 기술의 중소기업 이전과 사업화’ 중심으로 전환하고, 중소기업에 대한 R&D 예산도 지속적으로 늘려나가야 한다.

넷째, 대·중소기업 간의 합리적인 성과배분 분위기가 정착되어야 한다.

정부는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을 위해 여러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현장의 소리를 바탕으로 제도를 지속 개선·보완함으로써 정책의 실효성을 높여 나가는 한편, 동반성장을 베풂이나 나눔의 문제가 아닌 기업의 성장 요건으로 인식하고 실천하는 분위기를 사회 전반으로 확산시켜 나가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기업가 정신의 구현이다.

우리경제의 비약적인 성장과 발전의 근저에 투철한 기업가 정신이 있었듯이 불확실성에 과감히 도전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가 정신을 토대로 중소기업은 중견기업으로, 중견기업은 대기업으로 쭉쭉 뻗어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불합리한 규제도 과감히 개선하여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이외에도 근무환경 개선, 중소기업의 기술 보호, 해외진출을 통한 신시장 개척 등 중소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다양한 현안들이 있다. 이러한 과제들의 해법을 찾는 데 노력하고, 또 결실을 맺어 중소기업이 우리 경제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원동력이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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