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의 라이벌 막전막후]경매원조 ‘소더비’…와인테크 새길 ‘크리스티’

입력 2013-09-2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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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더비, 드레스 입고 입장 ‘골드슈미트’ 상류층 인기 최근 부동산?금융업 사업 확장

270여년 전통의 소더비가 화려한 부활을 꿈꾸고 있다.

소더비는 경매시장에서 크리스티와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지만 최근 성장세에서 크리스티에 뒤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소더비는 부진한 성적표를 내놨다. 소더비의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7% 줄어든 54억 달러를 기록했다. 소더비는 같은 기간 10% 증가해 62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소더비는 지난해 미술 경매 분야에서 44억 달러어치의 예술품을 경매로 판매하는 데 그쳤다. 이는 전년 대비 12% 줄어든 것이다. 반면 크리스티는 전년 대비 10% 증가한 63억 달러 규모의 경매를 진행했다.

소더비의 시작은 1744년 영국의 새뮤엘 베이커가 오래된 중고 서적을 경매에 부친 것에서 비롯됐다. 1764년 시작한 크리스티보다 20년 앞서 경매시장의 문을 연 셈이다. 소더비는 1778년 창업주인 베이커가 사망하면서 그의 조카 존 소더비가 소유권을 이어받았고 이때부터 ‘소더비’란 이름을 얻게 됐다. 존 소더비는 조지 레이그와 손잡고 경매 품목을 서적 이외에 프린트, 메달, 동전을 비롯해 진귀한 유물 등으로 넓혀갔다.

소더비가 지금과 같은 명성을 얻은 것은 1960년대부터다. 1950년 초까지만 해도 기원이 불명확한 그림이나 고서를 중개매매하는 수준에 머물렀던 소더비는 1955년 뉴욕 사무실을 열었으며 1950년 후반부터는 몰락한 유럽 귀족들의 소장품 경매를 진행하기 시작했다. 이를 계기로 소더비는 세계 상류층 사회에서 최고 명품 경매회사로 발돋움했다.

특히 소더비가 1958년 런던에서 시작한 ‘골드슈미트’ 컬렉션 경매는 업계에서 유명하다. 최고급 이브닝 드레스를 입어야만 입장이 가능한 골드슈미트 경매는 인상주의 걸작만을 경매에 부쳤다. 단순한 경매를 넘어 최고급 파티를 열어 상류층으로부터 인기를 끌었으며 앤소니 퀸·커크 더글라스·윈스턴 처칠 부인 등 1400명에 달하는 유명인사들이 참여할 정도로 권위를 갖게 됐다.

이후 소더비는 1964년 미국의 경매회사 파크 바넷을 인수하면서 본격적으로 세계시장으로 무대를 넓혀 나갔다. 소더비는 적극적인 해외시장 진출 전략을 바탕으로 런던과 뉴욕을 중심으로 전 세계 100여 지점과 17개 경매센터를 운영할 정도로 몸집이 커졌다. 1977년에는 기업공개에 나서기도 했다.

승승장구하던 소더비도 1980년대 존폐 위기를 맞게 된다. 수년간 계속된 불황의 여파로 런던의 소더비경매소가 적자를 면치 못하면서 운영상의 어려움을 겪게 된 것이다. 영국 태생인 소더비는 부진을 거듭하다 결국 1983년 미국 디트로이트의 쇼핑몰 갑부 알프레드 토브먼에게 인수되면서 미국 자본으로 흡수됐다.

토브먼은 고객들이 경매장에 들어서는 데 방해가 되는 모든 요소를 제거하는 등 철저히 소비자 지향의 경영을 택했으며 매각자와 매입자에게 금융지원을 대폭 확대하는 등 고객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소더비는 1990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했으며 같은 해 한국 지점을 설립했다.

이후 소더비는 글로벌 금융위기 등 여러 이유로 현재 부진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나 최근 전통적 경매활동을 넘어서 부동산·금융서비스 등 전방위적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중국 부동산 시장 진출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크리스티, 5m 높이 단상 구축 등 경매문화 차별화 선도… 3년 연속 사상최고 실적

자산 기준 세계 2위 경매업체 크리스티는 품격 있는 경매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크리스티는 유명한 그림·현대예술·팝아트 등 전반적인 예술품 경매를 이끌고 있을 뿐만 아니라 와인을 처음으로 경매에 올린 것으로 유명하다.

크리스티는 미술품을 비롯한 사진과 보석 등 매년 80개 품목에서 450회 이상의 경매를 진행한다. 런던·파리·밀라노·뉴욕 등 세계 32개국에 53개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아시아에는 홍콩·도쿄·상하이·서울 등에 사무소를 보유하고 있다.

크리스티는 지난 1766년 제임스 크리스티가 영국 런던에서 시작했다.

크리스티는 프랑스혁명이 일어난 1789년 이후 국제적 예술 거래의 중심이라는 지위를 획득하게 됐다.

1958년에는 이탈리아 로마에 첫 해외 사무실을 설립했으며 첫 해외 경매장은 1968년 스위스 제네바에 마련했다. 이곳에서는 보석 경매가 열리고 있다.

크리스티의 자회사 크리스티인터내셔널은 지난 1977년 미국에서 첫 경매를 열었다. 이는 경쟁사 소더비보다 13년 늦은 것이다.

크리스티는 지난 1989년까지 느리지만 안정적 성장세를 보이며 경매시장 점유율 42%를 기록했다. 1990년에는 경매된 예술품의 최저가를 보장하기 시작하면서 큰 관심을 끌었다.

1996년 40여년 만에 매출이 소더비를 능가했지만 이후 성장세는 둔화했다. 크리스티는 성장을 위해 인수합병(M&A)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런던 갤러리 스핑크앤선스(Spink & Sons)를 1993년 1090만 달러에 사들였다. 1996년에는 레거갤러리(Leger Gallery)를 330만 달러에 매입했으며 이후 스핑크와 합병해 스킹크-레거가 됐다.

크리스티는 부동산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1995년 그레이트이스테이트(Great Estate)를 인수했다. 그레이트이스테이트는 당시 북미 시장에서 가장 큰 네트워크를 구축한 업체다. 인수 후 사명을 크리스티그레이트이스테이트로 변경했다.

크리스티는 경매장에서 5m 이상의 높은 단상을 구축해 입찰자의 눈이 경매사에게 집중되도록 하는 등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크리스티 경매의 또 다른 특징은 와인에 있다. 크리스티는 1766년 런던 개업 이후 와인을 경매해 왔다.

1966년부터 현대 와인 경매의 역사를 창조한 마이클 브로드벤트가 와인담당 부서를 만들기도 했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경매를 통한 와인 투자가 성행하게 된다.

크리스티는 지난 2007년 2만 달러 미만의 경매품 수수료를 20%에서 25%로 올렸다. 2만~50만 달러에는 20%, 50만 달러 이상에는 12%로 조정했다.

크리스티는 성장을 위해 전문성을 갖춘 유능한 경매사를 고용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기술을 갖춘 IT 전문가 영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크리스티의 매출은 지난 3년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크리스티의 지난 2012년 총 매출은 39억 파운드를 기록했다. 미국의 세금 인상에 대한 우려와 금융 시장 불확실성으로 부유층이 예술에 투자를 확대한 것도 크리스티 매출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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