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미국의 시리아 군사개입에 반대하는 ‘러시아로부터의 호소’라는 글을 기고했다.
푸틴 대통령은 “최근 시리아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일들은 내가 미국인과 그들의 정치 지도자들에게 직접적으로 얘기할 필요가 있게끔 했다”고 운을 뗐다.
러시아와 미국은 과거 냉전으로 대립하기도 했으나 힘을 합쳐 나치를 무찔렀으며 (2차 세계대전과 같은) 황폐한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고자 유엔을 설립하기도 했다고 푸틴은 설명했다.
이어 푸틴은 “영향력이 있는 국가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승인없이 군사행동을 벌여 유엔이 국제연맹과 같은 운명을 맞이해서는 안 된다”며 “여러 국가는 물론 교황 등 종교와 정치 지도자들의 반대에도 미국이 시리아에 군사공격을 감행하면 더 많은 무고한 희생자가 생기고 분쟁이 시리아 밖으로 번져가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푸틴은 “시리아에서 목격하는 전쟁은 민주주를 위한 것이 아니라 정부와 종교 원리주의자 간의 무력분쟁”이라며 “미국 국무부도 알누스라전선 등 테러 세력이 반군 내 있음을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시리아에서 화학무기가 사용됐다는 것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다”며 “그러나 시리아 정부가 아니라 반군이 사용했다고 믿게 하는 여러 이유가 있다. 이들은 해외의 군사개입을 유도하고자 했으며 이번에는 이스라엘에 같은 공격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푸틴은 “외국의 내부 분쟁에 미국이 군사적으로 개입하는 것이 흔해지고 있다”며 “이는 미국의 장기적 이익에도 들어맞지 않는다”고 피력했다.
그는 “군사개입은 효과도 없고 무의미하다”며 “아프가니스탄은 외국 군대 철수 후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며 리비아는 부족별로 분열됐고 이라크는 여전히 매일 수십명씩 죽어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힘의 언어를 구사하는 것을 멈추고 문명화의 길로 돌아와 외교적이고 정치적인 합의를 찾자고 푸틴은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