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부실기업 구조조정 이중잣대"

입력 2013-09-05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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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홍기택 산은회장 행보 불만

▲강덕수 STX그룹 회장.

“2009년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워크아웃에 들어갈 당시 민유성 산은지주 회장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은 2주에 한 번씩 만나 밥을 먹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홍기택 KDB금융 회장이 강덕수 STX그룹 회장의 면담 요청을 모두 거절한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재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홍 회장의 강 회장 퇴진 추진을 이 같이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민 전 회장과 박 회장은 치고받으면서도 만남을 멀리하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5일 산업계에 따르면 재계에서는 산은의 강 회장 사임 요구가 ‘지나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룹 실사에 들어간 지 5개월 만에 별도 협의 없이 경영진 퇴진을 강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계 30위권의 대기업 고위 관계자는 “채권단이 경영 어려움이 있는 기업에 패자 부활 기회를 주지 않고 바로 경영진을 엎어버리면 어느 기업이 자율협약을 신청하려 하겠냐”고 꼬집었다.

앞으로 채권단의 지원이 필요해도 자율협약보다는 법정관리를 선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기업은 법정 중재로 부채를 탕감받을 기회를 얻는다. 채권단은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하고 손실을 보전할 기회를 잃게 된다.

채권단에서도 강 회장 퇴진을 추진하는 홍 회장의 속뜻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채권단 한 관계자는 “홍 회장이 강 회장을 한 번도 만나지 않은 것은 현재까지의 기업 구조조정 역사에서는 예상할 수 없었던 일”이라며 “이 때문에 갈등설, 산은이 아닌 외부압력설 등 다양한 의혹들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금호산업과 STX조선해양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산은은 박 회장을 워크아웃 중인 금호산업의 등기이사에 선임하기로 했다. 반면 STX그룹은 경영정상화를 위해 강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것은 이중 잣대라는 지적이다.

산은의 강 회장 사입 압박은 이들 간의 갈등이 배경으로 풀이되고 있다. STX팬오션의 매각 실패로 산은의 강 회장에 대한 불만이 커졌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산은에서는 매각 실패는 STX가 너무 높은 가격을 불렀기 때문으로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산은은 STX의 반발에도 STX조선해양 경영진 교체를 강행한다. 산은과 수출입은행 등으로 구성된 경영진추천위원회 5일 오후 서울 모처에서 회의를 열고 차기 대표이사를 추천하기로 했다.

STX 관계자는 “급작스런 경영진 교체는 경영의 연속성을 이어갈 수 없게 돼 정상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이사회 전까지 채권단의 뜻을 바꾸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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