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시간 제작공정 거친 골프공, 1시간 라운드 후 연습용으로

입력 2013-09-0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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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시간의 노력 끝에 탄생하는 골프공. 그러나 연습구로 전락하기까지는 불과 1시간이다. 프로골퍼는 4~6홀 라운드 후 교체하지만 아마추어는 3~4홀마다 1개의 공을 분실하기 때문이다. 이투데이DB

“퍽!” 정적을 깨는 폭발음이 갤러리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수많은 갤러리의 시선은 직경 4.3㎝ 작은 골프공에 집중돼 있다. 골프공은 절벽과 연못ㆍ벙커를 넘어 그린 한복판에 꽂힌 핀 옆에 떨어졌다. 갤러리는 일제히 함성을 터트리며 열광했다.

볼 박스에서 이제 막 세상 밖으로 나온 골프공의 화려한 데뷔전다. 골프공의 세상 구경은 아찔하지만 짜릿하다. 스타 플레이어들이 수백만 달러를 놓고 펼치는 세계적 무대의 주인공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인의 시선이 골프공 하나에 집중, 웃고 울고 탄성과 탄식을 자아내기도 한다.

도대체 작은 골프공 하나가 무엇이기에 이처럼 많은 사람들을 마성의 매력에 젖게 하는 것일까.

골프공 하나가 완성되기까지는 3일 가까운 시간이 필요하다. 국산 골프공 제조업체 볼빅(회장 문경안)에 따르면 골프공 제조공정을 일렬로 진열할 경우 한 개의 골프공이 완성되기까지 2.68일(62시간)이 소요된다.

골프공은 코어(골프공 내부 합성소재) 숙성부터 시작해 가열→세척→사출→연마→인쇄→도장 단계를 거쳐 완성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골프공은 골프숍 등 유통 경로를 거쳐 소비자(골퍼)에게 제공된다.

그러나 골프공과 소비자(골프공 주인)의 인연은 그리 오래 가지 않는다. 화려한 무대에서의 짜릿한 모험을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은 고작 1시간 남짓이다.

프로골퍼는 골프공 하나로 4~6홀을 라운드한 후 새 공으로 교체한다. 한 홀을 라운드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은 약 15분, 4~6홀로 계산하면 1시간~1시간 30분이다.

물론 같은 프로골퍼라도 플레이 스타일이나 성격은 전혀 달라 골프공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 골퍼는 하나의 공으로 18홀 라운드를 마치기도 한다.

2006년 KB국민은행 스타투어 2차 대회에서 우승한 문수영(29)은 “중간에 잃어버리지 않는 한 교체하지 않는다. 공을 교체할 경우 익숙지 않은 느낌이다. 잘 안 맞을 것 같은 불안감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프로골퍼는 골프공에 민감하게 반응해 같은 공으로 4~6홀 이상 라운드하는 일은 거의 없다. 결국 볼 박스에서 나온 골프공이 짜릿한 경험을 마치는 데 걸리는 시간은 1시간 남짓인 셈이다.

그러나 그것으로 끝이 아니다. 4~6홀 라운드를 마친 공은 주인의 골프백 속으로 들어가 연습구로 재탄생한다. 활용 방법은 사람마다 달라 연습 라운드용으로 활용하기도 하고 타인에게 주거나 연습장 타석에서 날려 버리기도 한다.

한 명의 프로골퍼가 한 대회(연습 라운드·프로암 포함 5~6라운드)를 치르면서 소모하는 골프공은 1더즌(12개) 정도다. 한 해 20개 대회에 출전한다면 20더즌, 전지훈련 및 연습 라운드를 포함하더라도 30~35더즌에 불과하다. 280만원이 넘지 않는 금액(1더즌 8만원 기준)이다. 더구나 시드를 지닌 프로골퍼는 대부분 업체로부터 후원을 받기 때문에 비용적인 부담은 없다.

반면 아마추어 골퍼는 골프공 구매가 적지 않은 부담이다. 보기플레이어(평균 18오버파)의 경우 한 라운드(18홀)에 5~6개의 공을 분실한다. 3~4홀에 하나의 골프공을 잃어버리는 셈이다. 1더즌 5만원짜리 골프공으로 주 2회 라운드할 경우 한 해 골프공에 지출되는 비용만 260만원이다. 웬만한 회원제 골프장에서 10회 이상 라운드하거나 최신형 드라이버를 3개 이상 구입할 수 있는 비용이다.

골프장에서 분실한 공은 대부분 세척 후 로스트 볼로 재탄생해 골프숍이나 온라인마켓을 통해 유통된다. 로스트 볼 가격은 마모 상태나 브랜드에 따라 1개 500원에서 1000원 이상이다. 당연히 여러 주인을 거칠수록 가치는 하락한다.

김주택 볼빅 마케팅부장은 “개인 또는 상황에 따라 차이가 크겠지만 일반적으로 한 번만 쳐도 최고 성능을 잃게 된다”며 “가능하면 마모가 적고 많은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은 새 공을 사용하는 것이 높은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비결”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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