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야적장 ‘텅~’ 고속질주하던 자동차 ‘빨간불’ 켜졌다

입력 2013-08-28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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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조 파업 끊이지 않아…금융위기 이후 첫 수출 하락

국내 자동차산업에 비상등이 깜박이고 있다. 생산·판매·수출이 모두 하락하는 삼중고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 노조의 파업으로 인한 생산차질, 내수시장 위축, 수입차의 거센 공세 등이 주된 원인이다.

특히 현대차 노조는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공장보다 시간당 임금이 많은 상황(앨라배마 공장 39달러·국내 공장 40달러)에서 파업을 이어가고 있어 업계의 시선도 곱지 않다. 현대차 노조의 파업으로 생산과 수출이 줄면서 국내 완성차 업계가 장기 저성장 국면에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자동차 수출 금융위기 이후 첫 하락= 업계에서는 생산과 내수가 줄어든 것보다 수출 감소를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자동차 수출은 1998년 외환위기 때도 증가했을 정도로 국내 산업을 이끄는 대들보였기 때문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현대기아차, 쌍용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한국지엠 등 국내 완성차 업체는 1~7월 181만2796대를 수출해 전년 동기 194만1815대보다 6.6% 줄었다.

자동차 수출은 1990년 이후 대우차 부도로 어려움을 겪었던 2001년, 금융위기 당시인 2008~2009년을 제외하고는 모두 전년 대비 증가세를 보였다. 그러나 현대차의 생산 차질로 4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자동차 수출금액은 7월까지 281억36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했다.

자동차 수출 감소는 현대차 노조의 주말특근 거부와 파업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27일 회사와의 임금·단체협상이 결렬되자 28일과 30일 각각 일일 8시간 부분 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노조는 앞서 20~21일, 23일, 26일 부분파업을 실시했다.

현대차 노조는 3~6월에는 12주 동안 주말특근을 거부했다. 회사는 이 기간 동안 모두 8만3000대(1조7000억원 규모)의 생산 차질을 빚었다. 여기에 3차례 부분파업까지 실시해 현재까지 총 10만3000대(2조1500억원)가량의 차질이 생겼다. 이는 지난해 8만2088대(1조7048억원)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노조의 특근 거부로 생산량이 줄자 현대차의 1~7월 수출은 68만8980대로 전년 동기 75만4695대보다 8.7% 줄었다. 3월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27.7% 급감한 이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악재가 더욱 커졌다. 현대차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백오더만 13만대에 달하고 있다. 백오더란 해외 주문량에서 생산대수를 뺀 수치다. 결국 생산하기만 하면 판매할 수 있는 13만대를 수출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기아차도 백오더가 13만6000대를 넘고 있다. 8월에는 현대기아차 노조가 파업에 나서면서 백오더 물량이 더욱 늘어날 것이 유력하다.

국내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 국내 노조의 시간당 임금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미국 앨라배마 공장을 앞설 것”이라며 “이 같은 상황에서 파업이 지속된다면 자동차산업 위축의 주원인으로 꼽히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노조의 파업으로 생산 차질이 커지면 해외공장 가동률을 높일 계획이다.

한국지엠도 파업 여파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올해 6월까지의 수출 감소는 -0.7%였지만 7월 노조의 부분파업으로 수출이 한 달 동안 33.5% 감소하면서 수출 감소 누계가 -4.8%로 확대됐다.

현대기아차를 제외한 한국지엠, 르노삼성, 쌍용차 등의 모기업은 해외 업체다. 이 때문에 모기업의 전략적 판단에 따라 생산량이 변동되고 최악의 경우 생산거점을 옮길 수 있는 것은 국내 자동차산업의 큰 위협요소다. ‘강성노조’로 인해 인건비 상승 등 생산환경이 악화될 경우 극단의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것.

◇생산도 2년 연속 위축세= 생산과 판매도 감소세다. 국내 완성차 업체의 올해 1~7월 생산은 261만8023대로 전년 동기 273만7965대보다 4.4% 감소했다.

지난해 완성차 업체들은 456만1766대를 생산해 2011년의 465만7094대보다 2.0% 줄었다. 내수 판매 부진과 유럽 재정위기 영향으로 한국지엠과 르노삼성의 생산대수가 감소한 탓이다.

올해는 하반기 들어서면서 전년 동기 대비 생산 감소폭이 커지고 있다. 1월을 제외하고는 2~7월 모두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했다. 7월 생산대수 33만4139대는 올 들어 최저치였다.

생산 감소는 판매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올해 1~7월 자동차 판매는 261만539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275만9060대 대비 5.2% 줄었다. 이 기간 동안 내수시장 판매는 80만2596대로 전년 동기 81만7245대보다 1.8% 감소했다.

쌍용차를 제외하고는 모든 완성차 업체의 내수 판매가 줄면서 지난해 4.3% 감소에 이어 2년째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상반기에 비해 축소될 것으로 예상되는 지금이 국내 자동차산업의 변곡점”이라며 “파업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신뢰를 잃는다면 5년 전의 미국 빅3, 지금의 프랑스 메이커들과 같이 브랜드 신뢰도가 떨어지는 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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