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 목사 꿈 이뤄졌다’는 흑인 20% 불과…미 흑백 현실, 꿈과 괴리

미국에서 흑인 인종차별에 대한 흑인과 백인의 시각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NBC 방송의 설문조사 결과 결과, 킹 목사의 꿈이 이뤄졌다고 밝힌 백인은 60%였지만 흑인은 20%에 불과했다고 25일(현지시간) 신문이 보도했다.

WSJ는 미국의 흑인 민권운동가인 마틴 루서 킹 목사가 1963년 8월 흑인의 인권 신장을 위한 ‘워싱턴 대행진’을 이끈 지 50년이 지났지만 미국의 현실은 그의 꿈과는 아직 괴리가 있다고 전했다.

킹 목사는 50년 전 대행진에서 “나는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라는 명연설을 했다.

흑인들의 삶은 나아졌지만 백인과 비교하면 피부색이 아니라 인격으로 평가받기를 희망했던 킹 목사의 꿈이 실현되기에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에 따르면 백인 가구의 중위 순자산은 흑인 가구의 여섯 배가 넘는다. 백인과 흑인의 격차는 1960년대 초보다 더욱 커졌다.

고용시장에서의 흑백 차별은 심각하다고 WSJ는 설명했다.

흑인들의 직업은 백인들만큼 다양하지 않고 흑인의 실업률은 백인의 두 배에 달한다. 빈곤 가정에서 태어난 흑인 어린이가 상위 계층으로 이동할 가능성은 백인 어린이보다 낮다.

싱크탱크 어반인스티튜트의 마거릿 심스 애널리스트는 “고용 시장에서 인종 차별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다만 흑인들의 외형적인 삶은 과거보다 나아졌다.

흑인의 빈곤율은 지난 1966년 42%였지만 2011년 기준 28%로 하락했다.

물가 상승률을 고려한 흑인 가구의 현재 중위 소득은 1963년보다 80% 늘었다.

같은 기간 미국 상위 계층에 진출한 흑인 수는 늘었고 학사 학위를 가진 흑인은 14배 증가했다.

중반 연속득이 7만5000달러 이상인 흑인 가구의 비율은 1960년대 중반 6%에 그쳤지만 현재는 18%로 세배 늘었다.

한편 미국 흑인인권단체들은 지난 24일 워싱턴D.C.에서 50년 전의 워싱턴 대행진을 기념하는 행진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