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불황탈출 몸부림] 열자니 손해요, 닫자니 고객이탈… ‘적자점포’ 딜레마

입력 2013-08-14 10:21 수정 2013-08-14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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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적자점포 없애라” 압박...“수익성 악화 초래” 우려 목소리도

실적 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은행들의 점포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있다. 하지만 단기실적 위주의 점포 구조조정이 자칫 고객과 장기 수익구조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지기되고 있다.

최근 은행들은 금융감독원에 적자·저생산 점포 정리계획을 제출했다. 하나은행은 적자와 성장 정체에 직면한 점포 25개를 폐쇄하기로 했다. 3개 점포는 지점에서 출장소로 규모를 줄일 계획이다.

농협은행은 4개 점포를 통폐합하고 1개는 완전 폐쇄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8개 점포는 연말 결산 결과에 따른 조건부 폐쇄 방침을 결정했다. 기업은행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적자를 낸 51개 점포 가운데 최근 3년 내 신설한 곳을 제외하고 11개 점포를 통폐합 또는 재배치할 방침이다.

외환은행은 적자점포 3개와 저효율 점포 5개 등 9개 점포를 통폐합하는 방침을 세웠고, 국민은행은 12개 점포, 우리은행은 8개 점포를 정리하겠다고 금감원에 보고했다.

이밖에 한국씨티은행은 상반기 15개 점포를 없앤 데 이어 하반기에 5개 점포를 추가 정리할 방침을 세웠고, 신한은행도 상반기에 14개 점포를 없애기로 했다.

이같이 은행들의 적자점포 정리에 나선 가장 큰 이유는 수익성 악화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2분기 국내 은행의 순이익은 1조1000억원으로 전년동기 2조1000억원보다 1조원(48.0%)이나 급감했다.

KB·신한·우리·하나 등 4대 금융지주의 상반기 순이익은 2조5262억원으로 지난해 5조1179억원에 절반에 머물렀다.

때문에 연간 3~5억원에 이르는 점포 중 적자점포를 정리할 경우 은행 수익성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금융당국과 은행권의 판단이다.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은행이 수익 기반을 닦으려면 적자점포를 줄이는 등 비용 절감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의 적자점포 구조조정 행보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임종룡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최근 경영진과 올해 상반기 실적을 점검하면서 점포 구조조정 필요성을 언급했다.

임 회장은 "하반기 모든 조직 역량을 수익성 증대와 생산성 향상에 중점을 두겠다"며 "이를 위해 각고의 구조조정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밝히며 적자 점포를 과감하게 없애고 이익이 나지 않는 사업은 정리하기로 했다.

상반기 순이익이 급감한 우리금융지주도 비용 절감, 점포 감축 등에 나섰다. 특히 우리금융은 점포 통폐합에 이어 영업 현장에 나가지 않은 우리은행 임원들의 업무추진비를 20% 삭감 또한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실질적인 금감원 주도 하의 점포 정리 계획에 대한 은행권의 불만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지점 폐쇄의 경우 필연적으로 금융소비자인 고객들의 불편으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기존 거래 고객들의 대량 이탈이 우려된다고 언급했다. 또한 이 가운데 본격적으로 은행들이 적자점포 정리에 나서면 수수료 면제, 금리 우대 등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한 마케팅 총력전이 이어지면서 결국 은행간 출혈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적자여도 전략적인 점포의 경우 단순 수익비교로 정리되면 자칫 장기적인 수익성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특히 기업거래 점포나 프라이빗 뱅크의 경우 이같은 수익 위주 점포 정리의 희생타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일각에서는 사실상 점포 정리를 주도하고 있는 금융당국의 의도에 대해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사실상 은행권 수익감소에 대한 언급이 수차 공론화되면서 금융당국의 책임론이 불거질 가능성이 제기되자 금융당국이 부실점포 정리 카드를 들고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사실상 은행 점포 정리가 장단기적인 시각에서 은행 수익성 개선에 큰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결국 금융당국의 생색내기 정책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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