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유섭의 좌충우돌] ‘식물 에어컨’ 어떤가요

입력 2013-08-12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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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8월은 뜨거워도 너무 뜨겁다. 새벽까지 흐르는 땀 때문에 잠을 설치기가 일쑤다. 기상청 관측 자료를 보면 올해 8월 들어 10일까지 서울지역 평균기온은 26.9도로 1960~1970년대 8월치와 비교해 1.2~1.7도가 올랐다. 8월 중순까지 폭염이 지속된다고 하니 올해 여름은 지난 1994년 폭염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보인다. 이는 서울지역만의 현상이 아니다. 특히 2010년대 들어 여름기온이 심상치가 않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전문가들로부터 대한민국의 전력망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기후 변화에 따른 일반가정에서의 추가 전력요금은 얼마나 될까. 관련 자료 등에 따르면 에어컨 설정온도를 1도 낮추면 소비전력이 7%가량 더 들어간다고 한다. 일평균 3시간가량 가동할 때 나오는 전기요금이 10만원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세대당 7000원 이상의 요금이 더 들어가게 된다. 특히 8월 평균기온은 낮 최고기온보다 밤에도 낮 기온이 떨어지지 않으면 높아지게 된다. 쉽게 떨어지지 않는 여름철 밤 기온은 에어컨 사용 시간을 늘릴게 하는 중요한 원인이 된다.

우리나라 1790만여 세대뿐만 아니라 기업과 다중시설 등에서 추가로 사용해야 하는 전력까지 고려하면 기후 변화에 따른 비용은 기하급수적이다. 정부는 원전비리 사건으로 멈춰선 원전의 공백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국민들의 전력 절약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전국적으로 냉방 목표 온도를 1도 높이면 전력 사용량을 약 100만㎾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원전 1기가 생산하는 전력과 같다.

에너지 관련 기관에서는 에어컨의 적정온도(26도)를 유지하면 전기요금도 아끼고 건강에도 좋다고 홍보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외부기온은 에어컨의 적정온도를 1도 이상 낮추는 만큼의 전력을 쓰게 하고 있다. 변하고 있는 기후는 매년 정부가 벌이고 있는 에너지 캠페인이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기후는 관성을 가지고 있다. 여름철 평균기온이 계속해서 오른다는 것이다. 또 여름철 폭염은 겨울철 맹추위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더워진 자연의 적정 체온을 유지하기 위한 순환구조가 그렇다. 이젠 에어컨 설정온도를 높여달라고 외치기만 할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기후 변화는 단순히 에너지 사용과 연계되는 것은 아니다. 해충 등 국민 건강과도 직접 연결되는 부분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이제는 식물에어컨을 생각해보면 어떨까. 식물에어컨의 원리는 아주 단순하다. 도시가 많은 녹지를 통해 스스로 숨을 쉬도록 하는 것이다. 매년 폭염과 집중호우, 폭설로 엉망이 된 도시를 재건을 위해 어마어마한 돈을 쓰는 것과 도시 자체가 숨을 쉴 수 있게 만드는 것 중 어느 것이 효율적인지 정부와 광역자치단체들은 고민할 필요가 있다. 기후 변화는 기업의 존속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기업들도 뜨거워지는 기온에 대응할 수 있는 장기적인 방법을 찾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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