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미국에서 삼성 ‘밀어내기’를 본격화하고 있다.
애플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일(현지시간)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제품 수입금지 권고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고 나서 부쩍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8일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애플은 9일 미국 연방항소법원에 지난해 특허 본안소송에서 배심원들이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고 평결한 삼성 제품에 대한 판매금지를 신청할 예정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같은 날 ITC는 삼성의 애플 특허 침해건에 대한 최종 판정을 내린다.
애플은 특허소송과 관련해 삼성으로부터 돈을 받아내는 것보다 일부 제품을 아예 판매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입장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지난해 8월 배심원들은 삼성이 애플에 10억 달러(약 1조1100억원) 이상을 배상해야 한다고 평결했다. 그러나 이는 2주간의 아이폰 매출보다 적은 것이며 삼성의 2분기 순이익의 7분의 1 수준이라고 통신은 분석했다. 법원은 이후 배상액도 절반 수준으로 깎았다.
양사는 4개 대륙에서 치열한 특허전쟁을 펼치고 있으나 아직 상대에게 결정적인 타격을 주지는 못한 상태다.
설령 애플이 판매금지 판결을 받아낸다 하더라도 모델 대부분이 구형이기 때문에 삼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또 삼성은 애플 특허를 우회해서 제품을 만들 수 있다.
ITC가 삼성이 애플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최종 판정을 내릴지, 이후 오바마 대통령이 애플과 마찬가지로 삼성 제품에 대해서도 수입금지와 관련한 거부권을 행사할지가 관심을 끌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선태 NH농협증권 연구원은 “오바마 대통령이 다시 삼성 판결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더 큰 국제적 분쟁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소비자들은 더 이상 삼성이 ‘카피캣’이라는 이미지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계속되는 법정 싸움에도 갤럭시S 판매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