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사 방카슈랑스시장에서 대형사와 중소형사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방카슈랑스는 지난 2003년 8월 도입된 이후 보험사의 핵심 채널로 자리매김하며 급성장했지만 대형사들의 점유율이 70%를 넘어서는 등 업체간 양극화 현상은 극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생보협회 통계자료에 따르면 도입 10년째를 맞은 방카슈랑스의 시장 규모는 지난해 즉시연금 등 일시납 보험 판매의 증가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4개 생보사의 2012회계연도 초회보험료 27조5120억원 가운데 방카슈랑스 채널을 통한 모집액은 74%인 20조3984억원에 달한다. 같은기간 채널별 초회보험료 비중은 방카슈랑스가 68.2%로 전년대비 20.6%포인트 급증했다. 반면 전통적인 모집조직인 설계사의 비중은 21.0%로 3.3%포인트 줄었다.
시장 규모가 커질수록 업체간 격차도 점점 더 벌어지고 있다. 자산규모 1~4위 업체인 삼성·한화·교보·농협 4곳의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는 2011회계연도 총 2조401억원에서 2012회계연도 14조4924억원으로 610.3%나 증가했다. 이들이 전체 방카슈랑스 초회보험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도 30.6%에서 40%포인트 이상 상승해 70%대를 넘어섰다.
업체별로는 삼성이 26.9%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해 3월 민영보험사로 첫발을 내딛은 농협도 24.7%에 달했다. 이밖에 한화는 10.1%에서 13%로, 교보는 4.9%에서 6.5%로 각각 높아졌다.
일각에서는 시장 점유율이 대형사에 지나치게 편중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로 인해 향후 보험사들의 불건전영업행위나 과당경쟁 등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대형사들은 은행과 제휴가 수월하고 브랜드 파워도 가지고 있는데 다 역마진 리스크를 감당할 능력도 충분하지만 중소형사들은 자산운용에 대한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며 “대형사가 방카슈랑스 시장에서 앞서나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용어설명
방카슈랑스(Bancassurance) : 은행과 보험사가 협력해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