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오석 "소통하면 답이 보이고, 협업하면 답이 나온다"

입력 2013-07-17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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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 인트라넷에 올린 편지 전문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7일 최근 ‘리더십 부족’ 평가가 불거지는 것과 관련 기재부 직원들에게 “일희일비 하지 말고 소중하게 경청하자”고 당부했다.

최근 논란에도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직원들의 사기를 진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음은 현 부총리가 이날 러시아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회의를 위해 출국하기 전 부내 인트라넷을 통해 직원들에게 남긴 편지 전문이다.

<소통하면 답이 보이고, 협업하면 답이 나옵니다>

사랑하는 기획재정부 직원 여러분

G20 회의에 참석하러 오늘 출국합니다.

주말도 없이 고생하는 여러분들에게 늘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입니다.

“며칠 휴가라도 다녀오라”는 말로 출국인사를 대신하려 했더니 또 비가 옵니다.

장마 사이사이에라도 며칠 말미를 내어, 다들 휴가 다녀오시기 바랍니다.

국내외 경제 여건이 워낙 변화무쌍해 팽팽한 긴장이 불가피하지만,

긴장한 상태로는 오래 버티지 못합니다. 활 시위나 기타 줄도

가끔 풀었다가 다시 조여야 최상의 상태가 된다고 들었습니다.

잘 쉬는 것도 경쟁력이니, 몸과 마음을 싱싱하게 충전해 하반기에 대응합시다.

우리 기획재정부 직원 여러분

어려운 시기에는 국민이나 국가나 먹고사는 문제, 즉 경제가 만사입니다.

이에 여러분께 하반기 업무자세 몇가지를 주문할까 합니다.

첫째, 성과 중심의 업무태도가 필요합니다.

개인기가 화려하고 전략이 뛰어나도 골 못 넣으면 축구 잘한 거 아닙니다.

바둑에 ‘착안대국 착수소국(着眼大局 着手小局)’

즉 “그림은 크게 그리되, 실행은 디테일하게 하라”는 격언이 있습니다.

상반기에 종합적으로 처방한 정책패키지가 하반기에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도록

꼼꼼하고 집요한 실행력을 발휘합시다.

성과를 일궈내는 하반기를 기대합니다.

둘째, 변화의 흐름을 꿰뚫는 전문성입니다.

물론 꼭 본인의 전문성만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Know-where 시대에는 외부 전문가를 활용할 줄 아는 능력도 전문성입니다.

우리 머릿속의 좌뇌(左腦)와 우뇌(右腦)를 활용하는 것을 넘어,

이렇게 외부의 도움을 받는 것을 외뇌(外腦)라고 하더군요.

연구소, 학교, 현장전문가가 모두 외뇌라고 생각하고 의견과 도움을 구하십시오.

하반기에는 각자가 맡은 영역에서 외뇌와 함께 일함으로써

리스크를 먼저 감지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도록 합시다.

셋째, 최근 우리부의 정책리더십에 대한 여러 지적이 있었습니다만,

일희일비하지 말고 소중하게 경청합시다.

언론의 지적이든, 국민의 한숨이든, 기업의 민원이든, 국회의 제동이든

우리에게는 모두 소중한 현장 목소리입니다.

현장을 중시하는 것은 결코 전근대적인 행정이 아니며,

현장과의 접점을 잃는 순간 책상머리가 된다는 것을 잊지 맙시다.

현장과 호흡하고, 핵심에 집중하는 기획재정부가 되어야겠습니다.

넷째, 소통과 협업이라는 새로운 행정 패러다임에 적응해야 합니다.

정책 대상자였던 국민이 정책 제안자가 되어 정부와 협업하고,

부처끼리 소통하고, 행정부와 입법부가 머리를 맞대고,

국가간 정책을 공조하는 세상입니다.

모든 게 종합적으로 얽혀있기 때문에, 작가가 드라마 속 주인공 다루듯이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정책조정은 없습니다.

복잡다기한 이슈들은, 함께 소통해야만 겨우 답이 보이고

여럿이 협업해야만 반듯한 답이 나옵니다.

소통과 협업을 통해 우리나라 행정 수준도 성장판이 열리길 기대합니다.

사랑하는 우리 직원 여러분

사무실에 불쑥불쑥 들러 손을 잡고 어깨 두드리고 싶은데 형편이 여의치 않아 이렇게 편지로나마 마음을 전합니다.

여러분은 국민의 자산이고, 국민의 자부심입니다.

힘들고 어려워도 서로를 헹가래 하는 기분으로 일합시다.

늘 미안하고 고맙습니다.

G20회의 잘 다녀오겠습니다.

13.7.17 현오석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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