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산업 위기]제 속도 못내는 차 산업, ‘3대 악재’에 비상등

입력 2013-07-15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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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 공세·내수 위축·노사 대립에 위기감 커져

“내수 시장 규모는 몇 년째 제자리 걸음인데 수입차는 급격하게 치고 들어오고 있다. 여기에 경제민주화 바람을 타고 노사 문제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올해 국내 시장은 어느 것 하나 녹록한게 없다.”

국내 완성차 업체의 한 고위 관계자는 올해 경영상황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올해 국내 시장에서 2010년 이후 가장 나쁜 실적을 올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자동차 업계의 위기는 내수 시장 부진·수입차 공세·노사 대립이라는 ‘3재(災)’ 때문이란 분석이다.

◇수입차 시장점유율 사상최대= 수입차 공세는 어느 정도 예견됐다. 이미 지난해부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왔기 때문이다. 또 올 들어 수입차 업체들은 신차 출시와 가격할인으로 국내 시장 공략을 강화했다.

한국토요타는 올해 초 엔저(엔화약세)를 앞세워 차 가격을 최대 300만원까지 낮췄다. 그 결과 지난 5월 한국토요타는 1316대를 판매하며 2009년 10월 한국 시장 진출 이후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지난 4월 2000만원대 소형 해치백 ‘폴로’를 출시했다. 이후 7월에는 ‘7세대 골프’를 2000만원 후반대에 내놓으면서 2000만~3000만원대 시장에서 국내 업계를 위협하고 있다.

메르세데스 벤츠, BMW 등 유럽 업체들은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으로 관세 인하 혜택을 보고 있다.

2000만원대 수입차는 현재 15종에 이른다. 그렇지만 수입차가 업계의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크게 성장한 데는 국내 자동차 산업의 구조적 위기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강동완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연구원은 “현대기아차의 해외 생산량이 국내 생산량보다 많아지면서 수입차의 국내 시장 확대는 필연적이다”고 분석했다. 그는 “안타까운 것은 국내 완성차 업체들이 다양해진 소비자들의 니즈를 만족시키지 못하자 수입차가 이를 대체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산차의 부진은 한국지엠, 르노삼성자동차부터 시작됐다. 여기에 국내 업계의 큰 형님인 현대기아차도 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기아차의 상반기 국내 점유율은 30.2%로 목표치인 32.0%보다 1.8%포인트 낮았다. 기아차는 지난 12일 판매촉진대회를 열었지만 하반기 점유율 목표를 외부에 공개하지 못할 정도로 위기감에 쌓여있다.

국내 완성차 업계의 위기감이 큰 데는 수입차의 성장이 국내 시장의 축소와 맞물리며 진행된다는 것에 있다. 내수 시장은 지난 2011년 157만9674대에서 2012년 154만1715대로 2.4% 감소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감소 추세는 이어졌다.

신주연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연구원은 “가장 큰 소비층인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면서 구매력이 약화되고 있다”며 “국내 자동차 시장이 침체 국면으로 돌입했다”고 내다봤다.

국내 완성차 업체는 전체 파이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가져가는 파이의 몫 역시 줄어드는 이중의 경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다.

◇노조 하투(夏鬪), 어느 때보다 거세다= 국내 완성차 업체의 경영상황이 어려워지자 올해 노사는 더욱 강하게 부딪치고 있다. 사측은 ‘경영환경 악화’로 노조를 압박하고 있다. 노조는 ‘경제민주화’ 여론이 지원군이다.

현대차 노조의 올해 임금·단체협약 제시안은 어느 해보다 강도가 센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들은 당기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줄 것을 제시했다. 작년 순이익 5조2734억원의 30%를 조합원 수 4만6000명으로 나누면 1인당 3200만원의 성과급을 받게 된다. 이는 지난해 성과급 500%(약 1106만원)보다 189% 인상되는 것이다.

현대차 노조는 경영권도 요구하고 있다. △신차종 개발과 투입 △사업의 확장과 합병 △해외공장의 생산계획 등을 노사공동위원회를 통해 심의·의결할 것을 임단협에서 제시했다.

한국지엠 노조는 당장 15일 주간 4시간, 야간 6시간 등 모두 10시간의 부분파업을 실시한다. 이들은 지난 4일부터 기본급 인상, 신차 생산물량 배정 등을 요구하며 부분파업을 벌이고 있다.

앞서 현대차는 지난 3~6월 노조가 주말특근을 거부하면서 8만3000여대(1조7000억원) 가량의 생산차질을 빚으며 실적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노조의 임단협 제시안은 사측에서 쉽게 들어줄 수 없다”며 “통상임금 소송과 경제민주화 입법 등과 맞물리면 휘발성 강한 이슈로 번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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