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출구전략 시동] 글로벌 경제 ‘비상구’ 찾아라

입력 2013-07-0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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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2830조원 거두면 신흥시장서 4800조원 엑소더스

출구전략(exit strategy)이라는 용어는 원래 군대에서 사용했다. 미국 국방성은 지난 1960년대 베트남전에서 불리해지자 철군을 의미하는 용어로 출구전략이라는 단어를 썼다.

미국은 소말리아와 아프가니스탄 등 군사 개입에 나선 국가들에서 철수를 고려할 때도 출구전략을 검토했다. 인명과 장비의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전장에서 발을 뺀다는 의미로 출구전략을 사용한 셈이다.

최근 글로벌 경제의 화두는 출구전략이다. 지난달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의 발언 이후 주식시장은 급락했고 채권시장과 외환시장은 휘청였다.

금융시장에서 출구전략이란 경기를 살리기 위해 취했던 조치들을 축소하거나 정책 방향을 긴축으로 전환하는 것을 뜻한다. 미국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기준금리인 연방기금 목표 금리를 사실상 제로 수준인 0~0.25%로 유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 연준이 시장에 공급한 유동성은 2조5000억 달러(약 2830조원)에 달한다.

연준은 지금도 국채와 모기지채권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매월 850억 달러의 자금을 시장에 쏟아붓고 있다.

연준이 출구전략에 나선다는 것은 채권 매입 규모를 줄이고 나아가 기준금리를 올리는 것을 뜻한다. 당연히 시중에 풀린 자금은 흡수가 불가피하다. 정책 당국이 유동성을 거둬들인다는 것은 경기회복을 확신하거나 인플레이션 압력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시장은 연준의 출구전략 시기에 대해 반신반의하고 있다. 버냉키 의장은 올 하반기 양적완화 규모를 줄이고 내년에는 종료할 수 있다며 ‘시간표’까지 제시했지만 기업과 투자자들은 경기 부양책이 여전히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미국보다 주변국들이 연준의 출구전략에 더욱 민감한 상황이다. 미국 경제는 제조업과 부동산시장을 중심으로 살아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신흥국을 중심으로 다른 국가들은 오히려 성장이 정체하거나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의 제조업 지표는 악화하고 있다. 올해 성장률이 7% 밑으로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신흥시장이 연준의 출구전략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노리고 들어왔던 자금이 일시에 빠져 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우려는 이미 현실화하고 있다. JP모건체이스의 이머징마켓통화지수는 2분기에 1.5% 하락했다. 인도 루피화 가치는 지난 5월 이후 달러 대비 9% 가까이 빠졌다. 브라질 헤알화 가치의 낙폭은 두자릿수에 달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금융위기 이후 지난 4년 동안 신흥시장에 유입된 자금은 3조9000억 달러(약 4800조원)로 추정된다. 이 자금이 단기 또는 일시에 빠져 나간다면 시장에 미칠 파장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연준과 함께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유동성 공급 규모를 줄일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연준과 ECB가 동시에 유동성을 축소하고 본격적인 출구전략에 들어간다면 신흥시장의 엑소더스 공포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연준을 비롯해 선진국 중앙은행이 경기부양책을 단기에 축소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경제에 미칠 파장을 고려하면 최대한 ‘사상자’를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선진국이 이같이 ‘배려’하더라도 출구전략에 따른 충격은 한국 등 아시아와 남미를 비롯한 신흥시장이 더욱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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