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무색무취’ 현오석 부총리의 100일 - 유충현 정치경제부 기자

입력 2013-07-01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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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가 태어난 지 100일이 되는 날 잔치를 벌인다. 과거 영아 사망률이 높던 시절 상당 기간 아기의 건강을 살핀 뒤 100일이 지나서야 ‘진짜 탄생’으로 간주하던 문화의 흔적이다. 이런 문화적 배경 때문인지 주요 인사의 취임 100일에도 평가가 뒤따르는 것이 익숙하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취임 100일이 지났다. 청문회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는 등 난산(難産) 끝에 태어난 박근혜 정부 1기 경제팀도 그와 함께 100일을 맞았다. 국민들에게 ‘진짜 탄생’을 인정받기에 앞서 그간의 건강을 진단받아야 할 시기다.

“무색무취하다”, “존재감이 없다”. 취임 초부터 지나치게 조심스러운 태도로 일관해 온 현 부총리를 따라다녔던 평가였다. 그럼에도 최근 들어 현 부총리의 존재감은 부각되는 모습이다. 굵직한 현안을 차분히 주도하는 가운데 경제 규제부처 수장들과의 면담, 경제5단체장과의 간담회 등을 통해 적절한 리더십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색깔’ 면에서는 여전히 아쉬움이 남는다. 각종 정책과 공약가계부는 대부분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담긴 내용이거나 인수위원회가 만든 국정과제의 실천에 지나지 않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현오석표 경제정책’이 뭐냐”는 질문 앞에서는 여전히 적절한 대답을 찾기 힘들다. 자긍심 높은 기재부 내에서 청와대 중심으로 운영되는 ‘매뉴얼’에만 충실한 부총리를 두고 “‘기획+재정’부에서 ‘기획’이 사라졌다”는 실망 섞인 내부의 목소리도 출입기자에게는 들려온다.

최근 현 부총리를 보며 김영삼 정부 초대 부총리였던 홍재형 재정경제원 장관을 연상하는 이를 심심찮게 만나곤 한다. ‘홍 주사’로 불릴 만큼 카리스마가 약했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기대감과 함께 ‘현 집사’라는 별칭이 붙진 않을지 우려 또한 교차하는 현 부총리의 취임 100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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