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장의 진화] 꿈의 구장

입력 2013-06-28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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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기장 비약적 발전...월드컵 이후 전용구장 ‘효과적인 사후활용’ 숙제로

공설운동장이란 특별시ㆍ광역시ㆍ시ㆍ도ㆍ구ㆍ군 등 지방자치단체가 건설한 경기장의 통칭이다. 현재 국내 프로스포츠 구단 홈 경기장 중 구단이 소유한 경기장은 없다. 모두 지자체 소유다. 따라서 프로스포츠가 열리는 국내 경기장은 모두 공설운동장인 셈이다.

초창기 프로 스포츠가 열렸던 공설운동장의 시초는 1920년 준공된 인천공설운동장이다. 1934년 야구장, 육상트랙, 정구장 등이 건설되며 본격적인 종합운동장으로서의 모습을 갖추었고, 현재는 숭의종합경기장으로 탈바꿈했다. 광복 이후에는 스포츠 메카로 자리 잡았다. 김윤식 전 인천문인협회장은 “50년대 후반 고국을 방문한 장훈 선수의 경기가 열리기도 했고, ‘황소타기 전국 씨름대회’가 열리기도 했다”며 당시의 기억을 떠올렸다.

종합운동장이 ‘공설’운동장이라는 점은 변함이 없지만 86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의 개최는 경기장 시설을 크게 발전시켰다. 시멘트 바닥 같은 그라운드에서 경기하는 모습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었다. 규모도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서울 잠실올림픽주경기장은 최대 1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매머드급 다목적 경기장으로 1977년 착공해 1984년 9월 29일 개장했다. 서울 동대문운동장을 대체하기 위해 계획됐지만 건설 도중인 1981년, 서울이 올림픽 개최지로 결정되면서 규모가 커졌다. 주경기장은 공원으로 조성돼 야구장, 실내수영장, 실내체육관, 보조구장 등이 주변에 함께 건설됐다. 주경기장은 위에서 보면 백자모양을 형상화해 미적 감각까지 살렸다.

주경기장 건설에는 450억원 이상의 비용이 들었다. 주변 경기장 건설비용까지 합치하면 1000억원에 달하는 대공사였다. 한국은 안방에서 열린 서울올림픽에서 4위를 차지하며 스포츠강국으로 부상했다. 잠실은 한국 스포츠의 새로운 메카로 자리했다.

기존 공설운동장 시대의 경기장들이 질보다는 단순히 경기만을 위한 경기장으로서의 역할을 했다면 서울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는 현대적인 경기장으로의 변혁을 의미한다. 그간 개별 종목 경기장으로는 볼 수 없었던 체조ㆍ역도ㆍ핸드볼 경기장 등이 건설됐고, 미사리 조정경기장이 경기 하남에, 필드하키경기장은 경기도 성남에 조성되기도 했다.

서울올림픽이 기존 공설운동장 체제에서 종합운동장, 종목별 경기장 체제로의 변환을 촉구했다면 2002 한일월드컵의 개최는 경기장의 세분화 및 전문화를 앞당겼다.

1998년 4월 당시 대한축구협회 조중연 전무는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전국적으로 종합운동장이 173개에 야구전용구장은 18개나 있지만 축구전용구장은 포항과 광양 단 두 곳 뿐”이라며 전용구장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정치 논리와 경제 논리가 맞서며 전용구장 건립은 한동안 답보 상태였지만 결국 한국은 월드컵을 치른 10개 구장 중 절반 이상을 전용구장으로 확보했다.

축구전용구장은 축구 외의 다른 목적으로는 사용할 수 없어 사후 활용 방안에 대해 문제점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세계적인 스포츠 이벤트의 개최를 통해 경기장이 현대화 및 세분화되고 발전해 왔음은 간과할 수 없다.

한국은 2018년 강원도 일대에서 평창 동계올림픽을 치른다. 한일월드컵 개최를 확정지을 당시와 마찬가지로 찬반양론이 뜨겁다. 그간 올림픽과 월드컵을 통해 경기장이 발전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경기장의 사후 활용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컸다. 하지만 평창동계올림픽은 ‘경제올림픽’이라는 기치 하에 이에 대한 대비책도 적절히 마련하고 있다.

아이스하키 제 2경기장을 유치한 강원도 강릉 관동대학교 박희종 전 총장은 “올림픽 이후 지역주민들을 위한 스포츠 레저 공간으로의 활용과 각종 문화 예술 및 스포츠 이벤트를 개최할 수 있는 다목적 시설로 활용할 것”이라며 준비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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