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최근 신용경색 사태는 리커창 총리의 충격요법이며 이는 1990년대 국영기업의 대규모 구조조정을 주도했던 주룽지 전 총리의 개혁을 연상시킨다고 2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노무라홀딩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리커창 총리가 신용확대를 억제하겠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금융업계에 보냈다”면서 “지난 일주일간 은행간 대출시장의 유동성이 최소 10년래 가장 큰 압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다음 단계로는 일부 중소 금융기관이 파산할 수도 있는 강력한 긴축 조치가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리 총리와 그의 경제팀은 자산버블이나 부실부채에 따른 혼란을 피하기 위해 완만한 속도로 성장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리 총리의 개혁은 재정상황이 어려운 지방정부나 대형 국영은행의 반발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고 통신은 전했다.
정부가 자금줄을 죄면서 중국 은행간 단기자금 조달비용을 가늠하는 익일물 환매조건부채권(RP)금리는 지난 20일 12.85%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민은행이 지난 25일 은행간 시장의 안정을 유지할 수 있는 수단을 쓸 것이라고 약속하면서 금리가 전날 5.6%로 하락했으나 여전히 지난달까지 6개월간 평균치인 2.51%를 크게 웃돌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런 충격요법은 장기적 이익을 위해 단기 고통을 감수하고 과감한 개혁을 추진했던 주룽지와 비슷한 행보라는 평가다.
주룽지 전 총리는 1990년대 초부터 2003년까지 부총리와 인민은행 총재, 총리를 차례로 역임하면서 1994년에 24%까지 치솟았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을 97년 2.8%로 낮추고 방만한 상태였던 국영기업을 대폭 정리했다.
스탠다드차타드(SC)는 주룽지 시대 5000만명 이상의 국영기업 근로자가 해고됐다고 추정했다.
주 전 총리의 과감한 개혁은 이후 10년간 중국 경제가 10%의 고성장을 달성할 수 있었던 기틀을 다진 것으로 평가된다.
저우샤오촨 인민은행 총재와 러우지웨이 재무부장 등 리커창 경제팀의 핵심인사들이 과거 주룽지 사단에 있으면서 지난 2001년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등 개혁을 주도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골드만삭스 중화권 담당 회장을 역임한 프레드 후 프리마베라캐피털그룹 설립자는 “주룽지와 리커창, 두 총리 모두 개혁가이며 투자자들은 리커창이 주 전 총리처럼 변화를 주도할 용기가 있는지 주시하고 있다”면서 “주 전 총리의 개혁은 당시에 인기 없고 고통스러운 것이었으나 궁극적으로 중국 경제에 막대한 이익을 안겼다”고 말했다.